록의 가장 극단적 장르인 헤비메탈을 정립했다는 평가를 받는 전설적 밴드 블랙 사바스(Black Sabbath)가 35년 만에 원년 멤버 체제로 신작을 내놓을 예정인 가운데 "이들의 새 앨범이 헤비메탈 대신 블루스를 담는다"는 소식이 알려져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의 음악 전문지 스핀(Spin)은 최근 "블랙 사바스는 오지 오스본(보컬), 토니 아이오미(기타), 기저 버틀러(베이스) 등 밴드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원년 멤버 체제로 6월쯤 35년 만에 정규 앨범 '13'을 발표한다"며 "이 앨범은 뜻밖에도 '헤비메탈의 시조(始祖)'로 추앙받는 블랙 사바스답지 않게 블루스의 기본에 충실한 앨범이 될 것"이라고 했다.
블랙 사바스의 변화는 프로듀서 릭 루빈의 제안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릭 루빈은 메탈리카, 레드 핫 칠리 페퍼스, 린킨 파크 등 록계 스타 밴드들의 음반을 제작해온 이 분야 최정상급 프로듀서다. 스핀은 "릭 루빈이 '블루스의 색채가 강했던 데뷔 시절의 스타일로 돌아가자. 헤비메탈은 잊어야 한다'고 멤버들에게 요청했으며 이런 기본적 방향 아래서 녹음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며 "오지 오스본도 최근 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원래 재즈 블루스 밴드로 출발했으며 릭 루빈이 원하는 것도 당시의 음악'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1969년 결성된 블랙 사바스는 70년 데뷔한 뒤 '패러노이드(Paranoid)', '워 피그스(War Pigs)', '칠드런 오브 더 그레이브(Children of The Grave)' 등을 히트시키며 헤비메탈 시대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육중하면서도 중독성 강한 토니 아이오미의 기타 연주와 마성이 넘치는 오지 오스본의 음색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면서 팬들을 매료시켰다. 1978년 앨범 '네버 세이 다이(Never Say Die)' 이후 밴드를 떠난 오지 오스본은 자신의 이름을 내건 밴드를 통해 고(故) 랜디 로즈, 잭 와일드 등 많은 실력파 기타리스트를 배출하며 세계 헤비메탈의 역사를 중심에서 이끌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