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젊은 암 환자가 늘고 있다. 매년 암 진단을 받은 환자 10명 중 1명가량이 20~30대다.

13일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2010년 암으로 진단 받은 환자 중 20~30대는 1만8050명으로 10년 전인 2001년(9998명)에 비해 1.8배로 늘었다. 20~30대 암 환자 1만8050명은 2010년 신규 암 환자로 등록한 20만2053명의 8.9%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처럼 암 판정을 받은 젊은이들이 빠른 속도로 늘어난 것은 우리나라에 건강검진이 보편화된 것도 하나의 원인이다.

위암 진단을 받고 투병하다 지난 11일 세상을 떠난 울랄라세션의 리더 고(故) 임윤택(33)씨나, 2008년 위암 진단을 받은 뒤 2009년 세상을 떠난 고(故) 장진영(당시 37세)씨도 모두 30대에 발병했다.

젊은이들은 노인에 비해 세포 분화가 활발하고 빨리 진행되기 때문에 암세포 역시 빠르게 분화해 암 병기도 빨리 진행된다.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서 레슬링 금메달을 땄던 고 송성일 선수(사망 당시 26세)도 진단을 받은 지 1년 만인 1995년 사망했다. 송 선수도 아시안게임을 마치고 병원을 찾아 위암 4기라는 진단을 받았다.

세 사람 모두 병세가 악화된 상태에서 암 진단을 받았고, 빠른 속도로 암 병기(病期)가 진행됐다는 특징이 있다. 임씨의 투병과 관련, 지난해 6월 연세의대 라선영 종양내과 교수는 "임윤택씨가 처음 병원에 왔을 때(2011년)는 수술 가능 시기가 지난 위암 4기였고, 복강 내 암세포가 자라기 시작해 2011년 12월부터 새로운 약으로 항암치료를 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었다.

라 교수는 "젊은 나이에 유방암과 대장암에 걸리는 경우는 유전자 돌연변이의 영향을 받는 게 대부분"이라며 "위암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히 원인을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가족 중 젊은 나이에 유방암과 대장암에 걸린 사람이 있으면 형제 자매는 암 검진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립암센터 최일주 위암센터장은 "우리나라 위암 환자의 90%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으로 인한 염증이 시간이 지나면서 암으로 진행되는데, 이 과정에서 다른 이들과 달리 유전적으로 염증에 취약할 경우 암으로 빨리 진행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위암의 경우 여기에 맵고 짠 음식을 즐기는 한국 특유의 식문화 역시 발병에 영향을 미친다.

국립암센터 이찬화 암예방검진센터장은 "현재 국가 암 검진은 40대 이상에게 권하고 있고, 의학적으로도 20대나 30대에게 암 검진을 잘 권하지 않기 때문에 20~30대의 암 발견이 늦어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젊은 층은 속이 안 좋거나 몸이 좋지 않아도 병원을 잘 찾지 않기 때문에 암이 더 뒤늦게 발견되는 경향도 있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암 가족력이 있거나, 수개월 이상 속이 안 좋다든지 하는 증세가 있다면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