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에서 맨발로 다니는 생면부지 할머니를 위해 자신의 신발을 벗어준 한국인 최대호(22)씨가 싱가포르인들에게 감동을 안겨줬다.
8일 싱가포르 언론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 2일 싱가포르의 버스 안에서 맨발로 있던 할머니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자신이 신고 있었던 흰색 슬리퍼를 벗어 신겨줬다. 할머니는 고마운 마음에 눈물을 글썽였다.
태권도 유단자인 최씨는 6주 일정으로 싱가포르 태권도팀과 교류 행사를 갖기 위해 싱가포르를 방문한 상태였다.
일정을 마치고 버스를 타고 숙소로 돌아가던 버스에서 벌어진 이 장면을 싱가포르와 한국인 동료가 목격하고 한국인 김정희(22)씨가 촬영해 태권도 협회 사이트에 올렸다.
버스에 내린 최씨는 뜨거운 아스팔트 위를 8분 동안 걸어 숙소로 돌아가야 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태권도협회에 올라온 사진을 네티즌들이 기사를 올리는 사이트 스톰프(Stmop)로 옮겼고, 사진은 인터넷에서 큰 파문을 일으켰다. 싱가포르인들은 '한류 드라마 속 한국 남자의 모습이 현실이었다'며 감동했다.
'싱가포르 친절 행동' 단체의 사무총장 윌리엄 완씨는 최씨에 대해 "놀라운 행동으로 이 사회를 감동시켰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방송사 ‘레이저 TV’는 최씨가 태권도 훈련을 하는 체육관에 찾아가 인터뷰했다. 최씨는 "어렸을 때부터 친할머니와 살았는데 중3 때 돌아가셨다. 지금도 할머니가 꿈에 나와 보고 싶어서, 맨발로 다니는 할머니를 보고 친할머니 생각이 나서 그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