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 경부고속도로 기흥 휴게소(하행)에 실내 암벽 등반장, 캠핑장 등을 갖춘 체험형 아웃도어(등산용품) 전문 쇼핑몰 '세븐스마일 기흥점'이 문을 연다. 휴게소 안 자투리 땅 1만5250㎡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연면적 5678㎡)로 들어선다. 노스페이스, 네파, 밀레 등 20여개 브랜드가 입점할 예정이다.

한국도로공사가 복합 휴게소로 개발 중인 중부고속도로 / 마장 휴게소와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시흥 휴게소

중부고속도로 마장 휴게소(상·하행)는 오는 4월 복합문화공간으로 개장을 준비하고 있다. 연면적 2만7870㎡에 공연장과 20여개 브랜드가 입점하는 쇼핑몰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고속버스 환승정류장과 회차요금소를 설치해 인근 지역 주민들이 휴게소에서 쇼핑과 공연을 즐기고 다시 돌아갈 수 있게 했다. 휴게소지만 2011년 국제공공디자인재단(IPDF) 공공건축물 분야 주니어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영동고속도로 덕평 휴게소(상·하행)는 오는 3월 '달려라 코코'란 애견 공원을 연다. 애견과 뛰놀고 체계적으로 훈련시킬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애견인들의 명소가 될 전망이다.

고속도로 휴게소가 잠깐 쉬었다 가는 곳에서 먹고 즐기고 쇼핑할 수 있는 복합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이런 트렌드는 수치로도 드러나고 있다. 전국 173개 휴게소에 입점한 의류 매장 227곳이 지난해 올린 매출액은 607억원으로 2011년(343억원)보다 77%가 늘었다. 패스트푸드, 커피 전문점 등 유명 프랜차이즈 매장은 233곳으로 지난해 매출액(696억원)이 2011년(522억원)보다 33% 증가했다.

도로공사는 민간 기업이 휴게소를 완공해 일정 기간 운영한 뒤 국가에 기부하는 수익형 민자사업(BOT) 방식으로 복합 휴게소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경부고속도로 기흥 휴게소 조감도. / 오는 3월 영동고속도로 덕평 휴게소에 문을 여는 애견공원‘달려라 코코’.

현재 시흥(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매송(서해안고속도로), 목감(서해안고속도로), 하남(중부고속도로), 안산(영동고속도로) 휴게소도 복합 휴게소로 개발하고 있다. 시흥, 매송, 목감 휴게소는 인·허가를 마쳤고 하남, 안산 휴게소는 최근 사업자를 선정했다. 하남 휴게소는 커피전문점 카페베네가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카페베네는 이미 전국의 고속도로 휴게소에 3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안산 휴게소는 풀무원 계열 급식업체인 ECMD와 의류업체 평안L&C 등의 컨소시엄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2014년 문을 여는 시흥 휴게소는 국내 최초로 고속도로 상공에 휴게소 건물을 짓는다. 휴게소 부지를 64% 정도 아끼면서도 양방향에서 모두 이용할 수 있어 효율적이라는 것이 도로공사의 설명이다. 환경 훼손도 줄일 수 있다.

복합 휴게소의 성공 모델은 2007년 문을 연 덕평 휴게소다. 지난해 1000만명이 넘는 사람이 덕평 휴게소를 찾았다. 매출액도 500억원을 넘겨 전국 휴게소 1위를 차지했다. 매출액이 개장 당시(57억원)보다 10배 가까이 늘었다.

덕평 휴게소의 성공 비결은 쇼핑몰과 정원, 산책로 등을 조성해 잠깐 쉬었다 가려는 사람들의 발길을 사로잡은 데 있다. 덕평 휴게소엔 파리바게뜨 등 유명 프랜차이즈 매장과 코오롱스포츠, K2, 밀레 등 60여개 의류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여행 도중 등산용품 등을 고르는 가족이 많아 의류·잡화류 매출이 전체 휴게소 매출의 절반에 가깝다. 덕분에 사람들이 덕평 휴게소에 머무는 시간이 평균 20분에서 40분으로 2배가 늘었다고 한다.

복합 휴게소의 성공은 유통업계에도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시내 상권이 이미 포화된 상황에서 안정적인 수요와 홍보 효과까지 얻을 수 있는 휴게소 상권이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