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달한다. 군번 24601, 여자친구 면회왔다.”

“내 이름은 이병 장발장.”

공군본부 문화홍보과 공감팀은 5일 유튜브에 ‘레 밀리터리블’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올렸다. 지난해 12월 개봉한 뮤지컬 영화 ‘레 미제라블’을 군인의 시각으로 패러디한 영상이다. 기획에 한 달, 음악 제작과 녹음에는 2주가 걸렸다.

동영상의 첫 장면에서는 공군 장병들이 활주로에서 눈을 치우며, “제설, 제설 넉가래를 들어. 제설, 제설 넌 2년 남았어”라는 노래를 부른다. 마치 원작 영화에서 장발장을 비롯한 노예들이 파도가 치는 작업장에서 밧줄을 당기며 노래를 부르는 것과 같다. ‘군번 24601’이라며 장발장을 부른 이는 오늘의 당직사관 ‘자베르 중위’다. 그는 이병 장발장을 괴롭히는 역할로 나온다.

이병 장발장은 제설작업 때문에 여자친구와의 면회에 늦고, 자베르 중위에게 기합을 받게 된다. 동영상은 이병 장발장이 눈이 내리지 않는 봄이 오길 선후임들과 함께 기대하면서 끝난다.

‘작품’ 속에 나오는 노래와 연기는 외부 연기자를 쓰지 않고 공군 장병들이 모두 소화했다. 배경음악 연주 또한 공군 군악대가 맡았다. 공군 관계자는 “제작비로 100만원이 들었는데, 이는 군대라서 가능했던 것”이라며 “40여명의 배우, 군악대, 촬영스텝과 이정도 작업을 외부에서 하려면 100만원으론 어림도 없다”고 말했다.

조연출을 맡은 오정택 소위는 “군대 밖 가족들, 여자친구들은 ‘레 미제라블’을 보며 겨울을 느끼지만, 군인들은 눈을 치우며 겨울을 느낀다”며 “군인들이 제설 작업을 하며 느끼는 애환들을 재미있는 패러디 영상으로 만들어 여러 사람과 소통하고 싶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