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유라 기자] "야구는 오래 하는 선수가 곧 잘하는 선수인 것 같다".
'강한 사람이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사람이 강하다'는 말은 어느 곳보다 야구에서 잘 통하는 이야기다. 완급 조절이 중요한 야구는 '파이어볼러'라고 해서 언제나 강하지 않고 파워 넘치는 타자가 언제나 이기는 것은 아니다.
넥센 히어로즈 2년차 포수 지재옥(25)은 그 말을 누구보다 절실하게 믿는 선수다. "프로야구 선수로서 오래 뛸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그의 꿈은 그래서 소박해보이면서도 무엇보다 어려워보인다.
동의대를 졸업하고 지난해 넥센에 입단한 그는 5월 처음으로 1군에 등록되며 처음으로 이름을 알렸다. 지재옥은 29경기 출장, 6안타(1홈런) 타율 1할2푼 성적으로 공수면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으나 스스로는 "지난해 경기에 나간 게 많은 도움이 됐다. 나는 어떤 면에서 노력해야 하는지 절실히 느꼈다"고 말했다.
지재옥은 "포수라면 만능이어야 한다. 첫 번째는 수비고 공격에서도 잘해야 한다. 나뿐 아니라 선수들까지 다 이끌 줄 알아야 한다. 지금 훈련도 훈련이지만 경기 준비를 하기 위해 코치님과 선수 분석을 많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목표는 지난해보다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는 "개막 엔트리에 들고 싶지만 안되더라도 지난해보다 1군에서 더 많은 경기에 나서고 싶다. 앞으로 해마다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 그래서 김동수 코치님처럼 부상 없이 오래 야구를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지재옥의 룸메이트는 외야수 이성열(29)이다. 지난해 신인과 트레이드 선수로 팀에 발을 들여놓은 두 선수는 초중고 선후배 사이다. 이성열과 정을 붙이며 팀에 적응해가고 있는 지재옥이 화려함을 찾는 대신 느리지만 성실하게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