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머스 미 해병대 사령관.

미국 해병대가 전투 보직을 여성에 개방한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성 평등 정책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고 USA투데이가 30일 보도했다.

제임스 에이머스 미 해병대 사령관은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전투 보직에 여성을 선발하기 위해 체력 검정 기준을 낮추는 등의 예외는 절대 있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그러라고 미국이 해병대를 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에이머스 사령관은 "우리는 전쟁터에서 수많은 전투를 치러왔다. 현재 전투병과 선발 기준은 그 실전에 맞게 설정된 것이다"라며 "만약 현재 선발기준에 맞는 여성이 소수밖에 없다면, 그 병과는 여성에게 개방하지 않는게 맞다"고 말했다.

해병대에서 전투 지휘관으로 임용되려면 미군에서 가장 훈련이 혹독하기로 악명 높은 13주 보병장교과정(IOC)을 이수해야 한다. 해병대는 전투병과를 여성에게 개방하라는 시민단체의 요구가 거세지자 지난해 가을부터 시범적으로 IOC를 여성에게 개방했으나 지원자 2명 모두 체력적 한계 때문에 입소 보름도 안 돼 자진 퇴소했다. 에이머스 사령관은 "IOC 교육과정에서 어떤 것도 수정할 수 없다는 게 내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남녀분리가 엄존하는 병영의 현실을 들어 해병대에서 전투병과만큼은 영원히 여성이 진출할 수 없는 영역으로 남을 수 있다는 뜻도 밝혔다. 에이머스 사령관은 "여군의 경우 후임을 지도하는 장교도 여성인데, 여성장교 숫자가 적으면 여성 전투보병도 적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 해병대는 전체 20만 병력 중 1만3800명(약 7%)이 여성으로 전체 미군 중 여성 비율인 15%에 크게 못 미친다. "모든 해병은 소총수"라는 신조가 있을 정도로 전 병력이 사실상 전투병이기 때문이다.

앞서 리언 패네타 미국 국방장관은 24일 사상 처음으로 여군에 대한 전투임무 배치 금지 규정을 폐지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패네타 장관은 "여군들은 전투현장에서도 용맹과 희생을 보여줬으며, 군사작전 수행에서 큰 기여를 했고 늘어나고 있는 다양한 분야에서 복무 능력을 확인시켜주었다"며 새로운 방침을 천명했다. 이는 성 차별 장벽을 없애야 한다는 마틴 뎀프시 합참의장의 건의를 수용한 것이다.

하지만 에이머스 사령관의 발언은 국방부 방침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적잖은 진통을 예고하고 있다.

2011년 이라크 지구라트에서 경계 근무중인 미 육군 소속 여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