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란(30)이 웃었다. 조금은 쑥스러운 듯, 하지만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수줍은 미소였다.
장미란은 29일 오후 2시 경기도 고양시 고양어울림누리 어울림극장에서 공식 은퇴식을 가졌다. 이날 은퇴식에는 장미란과 가족, 최성 고양시장 등 시 관계자, 대한역도연맹 관계자 및 시민 등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고양시립합창단 공연 등 축하무대와 함께 진행됐다.
이날 은퇴식에는 각계 각층의 인사들이 다수 참석했다. 또한 영상을 통해 스포츠·정치·문화·예술계를 막론한 수많은 이들이 '로즈란' 장미란의 은퇴에 대해 마음에서 우러난 메시지를 보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신문선 명지대 교수, 허구연 해설위원 및 이용대, 황경신, 이정수, 최병철 등 올림픽 스타들, 배우 유해진, 가수 성시경 등이 장미란에게 메시지를 남겼다. 특히 성시경은 "선수 은퇴하면 꼭 같이 술 한 잔하고 싶었다"며 "다이어트 하신다는 소리를 들어서 어떻게 하나 고민이다. 다이어트 시작하기 전에 맛있는 것 먹자"고 익살이 섞인 메시지를 남겨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장미란 역시 쑥스러운 듯 엷은 미소를 띄었다.
선수 장미란이 아닌 여자 장미란에 대한 질문은 또 한 번 그를 미소짓게 했다. 무대에 올라와 은퇴에 대한 소감을 전한 장미란에게 사회자가 결혼 계획에 대해 질문한 것. 장미란은 "많은 분들이 참 많이 걱정해주시는 부분이다"라고 웃으며 답한 후, "내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다이어트 열심히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좋은 때에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미란의 쑥스러운 미소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박태환의 '폭로(?)'로 인해 화제가 된 그의 새로운 취미에 대해 질문이 이어졌고, 장미란은 "박태환 발언을 제재하지 못해서 취미가 알려졌다"며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었다.
"(알려진대로)꽃꽂이와 양털 펠트를 좋아한다. 하지만 여성스러움을 부각하기 위해서는 아니다"고 답한 장미란은 "역도선수들은 바벨을 만지기 때문에 손이 거칠다. 그렇기 때문에 예쁘고 아름다운 것들을 보면서 마음도 정화시키고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고 새로운 취미를 갖게 된 배경을 밝혔다.
장미란은 이날 자신을 위해 울려퍼지는 고양시립합창단의 노래에 쉼없이 눈물을 흘렸다. 고독했던 바벨과의 싸움을 버티게 해줬던 많은 이들의 사랑에 거듭 감사한다는 말을 전한 장미란의 눈물도, 여자 장미란에게 쏟아진 질문 때문에 지은 쑥스러운 미소도 모두 아름다운 '역도 여제'의 은퇴식이었다.
고양=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