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21·함부르크)이 자신을 보러 온 빅(Big) 리그 스카우트 앞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그는 28일 오전(한국 시각) 독일 함부르크의 임테크 아레나에서 끝난 베르더 브레멘과의 2012~2013시즌 분데스리가 19라운드 홈 경기에서 1골 1도움의 '원맨쇼'로 팀의 3대2 승리를 이끌었다.
손흥민은 0―1로 뒤진 전반 23분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상대 수비수를 제치고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슈팅 각도가 좋지 않았지만 대포알 같은 슛은 골키퍼가 손쓸 틈도 없이 골문 오른쪽 상단에 꽂혔다. 올 시즌 7호 골이었다.
후반 1분에는 시즌 첫 번째 도움을 기록했다. 데니스 다크마이어의 크로스가 손흥민의 머리를 거쳐 데니스 아오고의 가슴으로 향했고, 공을 잡은 아오고는 오른발로 골문을 갈랐다. 손흥민은 후반 44분 교체돼 나오면서 홈 관중의 큰 박수를 받았다. 함부르크 토르스텐 핑크 감독은 "손흥민이 멋진 골로 동점을 만들면서 경기가 잘 풀렸다"고 했다.
독일 현지에서도 찬사 일색이었다. 빌트는 손흥민에게 양팀 선수 가운데 최고인 2점의 평점(1점이 최고점)을 줬다. 축구전문매체 골닷컴은 손흥민을 경기 최우수선수로 선정했다. 분데스리가 홈페이지는 손흥민의 골 세리머니 사진과 '손흥민, 빛났다(SON, SHINE)'는 제목으로 함부르크의 승리 소식을 전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의 스카우트가 자리해 손흥민의 경기를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토트넘은 이번 겨울 이적 시장에서 손흥민을 영입하기 위해 꾸준히 '러브콜'을 보낸 구단이다. 최근 가디언·데일리 메일 등 영국 언론은 "토트넘이 손흥민을 데려오려고 함부르크에 800만파운드(약 137억원)를 제시했다가 거절당해 1000만파운드(약 172억원)의 이적료를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현재 상황에서 이적이 성사된다면 손흥민이 한국 축구 선수의 이적료 역사를 새로 쓸 가능성이 크다. 종전 기록은 작년 8월 기성용(24)이 셀틱(스코틀랜드)에서 스완지시티(잉글랜드)로 이적하면서 기록한 600만파운드(약 103억원)이다.
1월 한 달간 열리는 유럽 축구 겨울 이적 시장은 곧 문을 닫는다. 함부르크 프랑크 아르네센 단장은 손흥민의 토트넘 이적설에 대해 "1000만파운드 이상의 돈을 준다 해도 손흥민을 내줄 수는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