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오키나와, 이상학 기자] "무조건 발전하겠다".

2년차로 새로운 시즌을 맞이하고 있는 한화 내야 유망주 하주석(19)이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혹독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오대석 수비코치로부터 오전과 오후로 1대1 펑고훈련을 집중적으로 받으며 쓰러지고 일어서기를 반복하고 있다. 김응룡 감독이 "기량이 많이 늘었다"라고 칭찬하고 있지만 칭찬할수록 훈련의 강도는 점점 세지고 있다.

김응룡 감독은 "하주석이 1~2번 타순에서 자리를 잡거나 유격수로 쓸 수 있다면 좋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하주석의 잠재력을 한 눈에 알아본 김 감독은 그러나 당장의 전력이 될 수 있을지에는 아직 의문부호를 떼지 못하고 있다. 김 감독은 "발 빠르면 뭐하나. 출루를 해야지"라며 기본부터 다시 시작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김성한 수석코치는 "지난해까지 하주석은 스윙이 너무 컸고, 자세가 제대로 고정되지 못했다. 올해는 고정된 자세에서 스윙을 간결하게 가져가고 있다.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강하게 훈련을 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주석은 지난해 타율 1할7푼3리에 삼진 50개를 당하는 동안 볼넷도 9개밖에 골라내지 못했다. 타격을 향상시키지 못한다면 김 감독이 기대하는 테이블세터가 되기 어렵다.

타격 뿐만이 아니다. 김응룡 감독이 "세계적이다"고 극찬한 수비도 스프링캠프에서 다시 시작하고 있다. 오대석 수비코치가 1대1 전담으로 강력한 펑고 훈련을 시키고 있다. 오전-오후로 악 소리가 날 정도로 그라운드를 뒹군다. 오대석 코치는 "그동안 화려하게 보이는 부분은 많았지만 기본과 내실이 부족했다. 수비에서 안정감을 갖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그를 혹독하게 담금질하고 있다.

오 코치는 "그 좋은 어깨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 최대한 낮은 자세로 움직여서 공에 다가서라"고 강조하고 있다. 워낙 빠른 속도로 타구가 날아오는지라 하주석의 유니폼은 흙투성이가 되기 일쑤다. 기본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고 있다. 강한 어깨와 스피드·순발력을 살리기 위해서는 기본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강훈련에 연일 녹초가 되는 하주석이지만 그를 향한 코칭스태프의 애정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뜻한다. 김성한 수석코치는 하주석과 덕아웃에 앉아 "모두 너에게 애정과 기대를 갖고 있기 때문에 더욱 강하게 훈련시키는 것이다. 절대 노동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생각하면 발전이 없다"고 따뜻하게 이야기했다.

하주석은 "작년에도 열심히 훈련했지만 올해는 그보다 훨씬 더 힘들다. 정말 죽을 것 같다"며 혀를 내두른 뒤 "하지만 이렇게 하지 않으면 더 이상 발전이 없다. 기대를 가져주시는 만큼 더 열심히 해야 한다. 올해의 테마는 발전이다. 무조건 발전하겠다는 생각으로 임하겠다"라고 굳은 각오를 내비쳤다. 하주석의 발전이 곧 한화의 발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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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