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훈(서울 서라벌고 3)

김지훈(서울 서라벌고 3년·사진)군은 2013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에서 입학사정관 전형(성균인재 전형)으로 성균관대 사회과학계열에 합격했다. 합격에 결정적 역할을 한 건 다름아닌 '뚜렷한 꿈'. 그는 고교 입학 당시부터 경제학과 진학을 목표로 삼았다. "중학교 때부터 경제학과에 관심 있었어요. TV에서 FTA 반대 농성을 벌이는 농민들을 보며 '사회 교과서에선 FTA가 좋은 거라던데… 누군가에겐 피해를 주기도 하는구나' 처음 생각했거든요. '모두가 윈-윈(win-win)할 수 있는 경제 정책은 없을까?'란 궁금증이 일면서 경제학을 더 공부하고 싶어졌죠."

◇경제 비교과 활동으로 전공 적합성 '입증'

김군은 고 1 때부터 다양한 경제 관련 비교과 활동을 펼쳤다. 대표적인 게 교내 시사경제동아리 'ECON' 활동. 동아리에선 주 1회 '오픈 프라이스 제도' 등 최신 경제 이슈를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토론에 참여하지 않을 땐 친구들의 토론 모습을 관찰하며 '참관 일지'에 자기 생각을 정리했다. 연 1회 회원 각자가 쓴 경제·시사 관련 기사를 모아 '서라벌 에콘스(SORABOL ECONS)'란 교내 신문도 발행했다. 2학년 땐 동아리 토론총괄부장을 맡아 '서라벌경제토론대회' 개최를 주도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졸업한 동아리 선배들이 찾아와 들려준 여러 조언이 대입 준비에 큰 도움이 됐어요. 보통 고교생은 경제·경영 학과 사이에서 갈팡질팡하지만 전 선배들의 설명 덕분에 두 학과의 차이점을 정확히 알고 경제학과 진학 결심을 굳혔습니다."

그가 했던 비교과 활동도 대부분 이 동아리에서 시작됐다. 청소년 사회참여발표대회(고 1), 모의세계검찰총장회의(고 2), KDI 경제커뮤니티 활동(고 2) 등에 동아리 친구들과 함께 참여했다. 그는 "고 1·2 땐 비교과 활동과 공부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는 게 중요하다"며 "내 경우 학습 플래너를 1학년 때부터 꾸준히 쓰면서 하루 공부 내용과 시간, 부족한 점 등을 보강했다"고 귀띔했다.

경제 공부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고 2 땐 특목고 학생이 주로 치르는 AP시험에 응시, 미시경제(ECON-MIC)·거시경제(ECON-MAC) 과목에서 각각 4점과 5점(5점 만점)을 받았다. 김군은 "AP시험을 준비하는 데 6개월가량 걸렸다"며 "시험이 영어로 출제되기 때문에 '맨큐의 경제학'(그레고리 맨큐 글)을 우리말 번역본으로 먼저 읽고, 이후엔 영어 원서로 공부하며 적지않은 도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같은 해, 테샛(TESAT·경제이해도 시험) 2급 자격증도 취득했다. 김군은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매주 한 번씩 업데이트 되는 경제 관련 글을 빠짐없이 읽고 스크랩하며 관련 지식을 넓혔다"고 말했다.

◇힘든 수험생활, 긍정적 생각으로 이겨내야

김군은 고 1 때 내신 관리에 부쩍 신경을 썼다. "1학년 땐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관심 분야를 찾고 내신 관리에 집중하라"는 학교 교사들의 조언에 따른 것. 하지만 김군의 성적은 1학년 내신(1.5등급)이 고교 3년 중 가장 낮다. 반대로 비교과 활동을 가장 왕성하게 했던 2학년 때 가장 좋은 성적(1.1등급)을 받았다(3년 평균 내신은 1.3등급). 특히 수학 과목에선 고 1 1학기에 3등급, 2학기에 2등급을 받은 후 2학년부터 줄곧 1등급을 유지했다. "1학년 땐 학교 시험을 볼 때마다 '잘 봐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긴장이 심했어요. 긴장을 버리고 마음을 편히 갖는 마인드컨트롤에 집중했죠. 그 덕분에 2학년 때 이후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마인드컨트롤 훈련은 고 3 때도 큰 도움이 됐다. '예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으로 불리는 6·9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모의고사에서 고 3 중 가장 낮은 성적을 받았기 때문. 두 시험에서 평소보다 한두 등급씩 낮은 성적을 받은 그는 좌절하지 않고 '긍정적 생각'으로 머릿속을 꽉 채웠다. "당시 잠시 슬럼프가 오기도 했지만 '수능을 잘 보려고 모의고사를 망친 것'이라고 생각을 바꿨어요. '수능까지 남은 시간 동안 더 열심히 공부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공부 태도를 더 견고히 다졌죠. 모의고사 문제를 복습하면서 제가 왜 잘못된 답을 구했는지, 왜 다른 보기가 정답인지 등을 철저히 분석했습니다." 덕분에 그는 실제 수능에서 언어·수리·외국어 영역 모두 1등급을 기록, 성균관대 성균인재 전형에 우선선발로 합격했을 뿐 아니라 장학금까지 받게 됐다.

김군은 후배들에게 "대입 결과를 좌우하는 건 현재 성적이 아니라 본인의 마음가짐"이라고 강조했다. "수험 생활에선 강한 학습동기,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가 무엇보다 중요해요. '좋은 공부법'이란 공부를 해나가는 과정에서 저절로 터득하게 마련이죠. 단, '최선'이란 말의 기준은 엄격하게 적용해야 합니다. 남보다 훨씬 덜 공부하면서도 '열심히 하는데도 성적이 안 오른다'고 불평하는 학생이 많거든요. 전 학교 시험 직전엔 교과서를 외울 정도로 공부했어요.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노력하면 누구나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