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영화 '쉰들러 리스트'의 주인공이자 실존 인물인 오스카 쉰들러(1908~1974)가 구한 유대인 1100여명 중 마지막 생존자가 사망했다.

LA타임스는 쉰들러 리스트의 유일한 생존자 레온 레이슨(83)이 12일(현지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자택에서 임파선암으로 숨졌다고 보도했다. 레이슨은 쉰들러가 구해낸 유대인 중 가장 나이가 어렸다.

폴란드가 나치 독일군의 침공을 받은 건 레이슨이 10세 때였고, 그는 이후 수용소에 갇혀 13세 때까지 쉰들러의 공장에서 일했다. 키가 작아 상자를 딛고 서서 기계를 돌려야 했던 그는 공장에서 '꼬마 레이슨'이라고 불렸다. 1949년 미국으로 이주해 39년 동안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했다.

레이슨은 1993년 '쉰들러 리스트'가 개봉되기 전까지 과거사를 묻고 지내다가, 영화를 계기로 쉰들러의 선행이 널리 알려지자 강연 등을 통해 당시 경험담을 세상에 알렸다. 미국에서 쉰들러와 재회한 일화도 있다. 1974년 LA를 방문했던 쉰들러는 그를 마중나온 군중 속에 섞인 레이슨을 향해 "네가 누군지 안다. 꼬마 레이슨이잖아" 하며 반가워했다고 LA타임스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