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강서정 기자]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가 성룡의 NG 영상만큼이나 상영 후 재미있는 영상으로 관객들에게 신선함을 선사하고 있다.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500년을 넘나드는 미스터리, 로맨스, 스릴러, 코미디, SF, 판타지 6가지 장르의 각각 다른 이야기를 하나의 서사시로 묶은 블록버스터 영화. 워쇼스키 남매 감독은 소설이 갖고 있는 탄탄한 스토리에 상상력을 더해 영화 ‘매트릭스’에 이어 새로운 감동과 충격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영화가 1849년 태평양부터 1931년 벨기에와 영국, 1974년 샌프란시스코, 2012년 현재 영국 런던, 2144년 한국, 2321년 하와이 등 여섯 개의 시공간을 배경으로 한 만큼 출연배우들의 다양한 변신을 확인할 수 있다.

한 명의 배우가 주요 역할은 물론이고 성별을 뛰어넘는 역할, 보조출연자 수준의 역할까지 맡아 열연, 탄성을 자아낸다. 이 탄성은 영화가 끝난 후 많이 터져 나온다. 영화가 끝난 후 배우들의 분장쇼가 나오기 때문.

톰 행크스는 태평양을 항해 중인 상선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담은 첫 번째 이야기에서 어윙(짐 스터게스 분)을 치료한다는 명분으로 주변을 맴도는 수상한 의사 헨리 구스 역, 1936년 이야기에서는 호텔 매니저 역, 1970년대에서는 레이(할리 베리 분)에 한 눈에 반하는 박사 아이작 역, 2012년에서는 괴팍한 삼류 소설가 역, 네오 서울 스토리에서는 손미-451(배두나 분)이 관람하는 영화 속 주인공 역, 2321년 미래 원시 세계를 그린 스토리에서 메로님(할리 베리 분)과 함께 여정을 떠나는 미래 원시 유목민 자크리 역으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한다.

할리 베리는 흑인 노예 역부터 유명 작곡가의 아내인 백인 여성 비비안 역, 여기자 레이 역, 삼류 소설가 파티에 참석한 여인 역, 네오 서울에서는 순혈인 남자 의사 역, 미래부족 메로님 역으로 변신했다.

극 중 어윙의 미국인 아내 역, 멕시칸 여인 역, 네오 서울에서 손미 역 등을 맡은 배두나의 인종을 뛰어넘는 변신은 가히 충격적이다. 배두나의 서양인 분장은 낯설면서도 색다르다. 또한 배두나의 남자로 잘 알려진 짐 스터게스는 변호사 어윙 역을 비롯해 네오 서울의 반란군 장교 장혜주 역을 맡았다.

벤 위쇼는 천재 작곡가 프로비셔 역을 맡아 동성애 연기를 소화하고 2012년 에피소드에서는 감쪽같이 여자로 분장해 휴 그랜트의 아내 역으로 등장한다. 휴고 위빙은 어윙의 장인 역, 독일인 지휘자 역, 킬러 역, 요양원의 여자 간호사 녹스 역, 2321년에는 악마 올드 조지 역을 맡아 예상을 깨는 연기를 펼쳤다.

사전 정보 없이 영화를 보러 간 관객들이 대부분이기에 영화를 보는 동안 누가 누구인지 제대로 캐치하기가 쉽지 않다. 영화가 끝난 후 이어지는 분장쇼를 보고 ‘이 배우가 그 캐릭터였어?’라는 말이 나온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영화 상영 뒤 바로 자리를 뜨면 안된다는 것. 영화가 끝나고 ‘분장쇼가 이어집니다’라는 자막이 나오기는 하지만 본편 상영 후 바로 앤드크레디트가 나오기 때문에 분장쇼를 놓치고 상영관을 먼저 나가는 관객들이 많다.

‘클라우드 아틀라스’를 완전히 즐기고 싶다면 영화를 보기 전 누가 어떤 캐릭터를 연기하는지 알아보는 것도 좋겠지만 영화가 끝난 후 자리를 끝까지 지킨다면 분장쇼로 미리 알지 못한 신선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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