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전선하 기자] 배우 권상우와 수애가 주연을 맡은 SBS 새 월화드라마 ‘야왕’(극본 이희명, 연출 조영광)이 14일 베일을 벗는다.

‘야왕’은 박인권 화백의 대물 시리즈 3화에 해당하는 작품으로 지독한 가난에서 벗어나 퍼스트레이디가 되려는 다해(수애)와, 그녀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순정남 하류(권상우)의 사랑과 배신의 이야기를 담는 작품. 지상파 3사 드라마 중에서 올해 첫 스타트를 끊는 작품이자, SBS가 야심 차게 꺼내든 회심의 카드다.

‘야왕’은 여러모로 어깨가 무거운 작품이다. SBS는 지난해 ‘옥탑방 왕세자’, ‘신사의 품격’, ‘추적자-the chaser’의 대성공으로 상반기 활짝 웃었지만, 이후 ‘아름다운 그대에게’, ‘신의’, ‘다섯손가락’이 연이어 흥행에 실패하며 고전했다. 김명민의 출연으로 기대를 모은 ‘드라마의 제왕’이 호평에도 불구하고 방송 내내 시청률 한자리수를 맴돌다 결국 월화극 꼴찌로 퇴장하며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절치부심 끝에 꺼내든 카드가 바로 ‘야왕’인 것. 지난 9일 열린 ‘야왕’ 제작발표회에서는 SBS 드라마국 관계자들이 총출동하며 ‘야왕’의 선전을 다졌다.

드라마국의 전폭지원 외에도 ‘야왕’이 주목되는 건, 이 작품이 지난해부터 강세를 보이고 있는 정통멜로 장르의 바통을 이어받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KBS 2TV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이하 착한남자), MBC ‘보고싶다’ 등 남녀 사이의 사랑과 깊은 애증을 강한 동력으로, 감정의 파고를 그리는 작품들이 최근 시청자의 호응을 얻는 가운데, 한 여자에게 헌신하다 배신당한 뒤 이를 복수로 되갚는 ‘야왕’의 스토리가 또 한 번 불패신화를 일으킬지 주목된다.

조영광 PD는 '야왕'에 대해 "현재의 삶에서 벗어나 끝까지 올라가려는 여인과, 이 여인을 마지막까지 사랑하는 남자의 부딪침을 그린다"고 작품을 소개했다. 특히 조 PD는 원작 만화에 등장하는 이정하 시인의 시 '한 사람을 사랑했네'의 애절한 싯구가 '야왕'의 정통멜로 서사를 관통하는 가장 큰 맥이 될 것임을 설명했다.

하지만 ‘야왕’이 배신당한 남자의 복수에만 초점을 맞추는 건 아니다. 조 PD는 “인간만이 유일하게 복수를 하는 존재이며 또한 유일하게 용서하는 인물이라고 한다. 뻔한 한 남자의 복수 보다는 용서와 처절했던 사랑 등 치유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자 한다”고 소개했다.

원작 만화가 성인물로 자극적인 설정이 강한 만큼 이를 드라마로 옮기는 과정에서 변화는 필연적이다. 이에 따라 원작에 등장하는 하류의 호스트바 생활이나, 인물들간의 내연관계 등 수위 높은 설정은 완화된 모습으로 탈바꿈한다. 원작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하류의 복수극의 전개와 다해가 퍼스트레이디가 되는 설정만 가져간다는 게 제작진의 입장이다.

사랑했던 여인을 위해 헌신했던 남자가 배신당한 뒤 복수한다는 이야기는 지난해 큰 인기를 끌었던 '착한남자'와 흡사한 대목. 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착한남자’의 복수와 멜로가 재희(박시연)와 은기(문채원) 두 여성에게 나뉜 반면, ‘야왕’에서는 두 가지 모두가 다해 한 사람에게 집중된다는 것이 차별점이다. 또한 이러한 전개를 통해 단순한 복수극에서 벗어나 정통 멜로의 깊은 우물을 파게 될 전망이다.

특히 ‘야왕’에는 멜로드라마의 단골 흥행 주역이 모였다는 점 역시 유리한 대목이다. 자존심으로 똘똘 뭉쳤지만, 알츠하이머 발병으로 끝내 무너지며 눈물샘을 자극한 ‘천일의 약속’의 헤로인 수애를 비롯해, 멜로 드라마를 통해 한류 프린스로 거듭난 권상우가 ‘야왕’을 중심에서 이끈다.

또한 지난해 대성공을 거둔 ‘추적자’의 김성령과 고준희를 비롯해, 동방신기 멤버이자 연기에 도전하는 정윤호 등이 ‘야왕’의 화려한 라인업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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