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번. 이제는 이 번호를 보면 생각나는 사람은 딱 한 사람이다. 워낙 이 번호를 다는 선수가 없을 뿐 아니라 이 번호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공을 던지는 모습이 야구팬들에게 강렬하게 남아있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LA 다저스에 입단하게 된 류현진이다.
류현진이 99번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드러냈다. 류현진은 10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홍보대사 위촉식에서 "99번을 물려주고 싶은 후배가 있는가. 그리고 99번은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가"라는 질문에 "내 번호를 남겨준 한화 구단에 감사드린다. 번호를 남겨줬다는 것은 구단이 내 생각을 많이 해줬다는 뜻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화는 99번의 주인을 정해놓지 않은 상태. 롯데에서 트레이드 돼 온 신인 투수 송창현이 99번을 원했지만 구단이 만류했다는 얘기도 전해졌다. 류현진은 "99번을 따로 물려주고 싶은 후배는 없는 것 같다"고 말하며 "그 번호는 계속 남아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99번을 달게 된 사연도 재밌다. 류현진이 처음 2006년 한화에 입단할 당시 받은 번호는 15번. 같은 좌완투수로 한국야구의 한 역사를 쓴 구대성이 빙그레, 한화에서 달던 번호다. 류현진은 "구대성 선배가 돌아오셔서 자연스럽게 번호를 바꾸게 됐다. 구대성 선배에게 감사드린다"며 "15번은 어울리지 않았을 것 같다. 꽉 찬 느낌이 드는 99번으로 바꾼게 정말 잘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