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목동, 김희선 기자] "영화 개봉 전에 뮤지컬 DVD를 정말 많이 봤다. 거의 중독 수준으로 본 것 같다. 영화도 2번이나 봤다".
풍부한 이해력과 특유의 표현력이 어우러진 레미제라블의 연기가 목동 아이스링크에 처연하게 피어올랐다. '피겨여왕' 김연아(23, 고려대)는 만원관중의 기립박수를 이끌어낸 클린 연기를 펼치며 7년 만의 국내 무대 복귀전에서 화려하게 피날레를 장식했다.
김연아는 6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13 KB금융그룹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제 67회 전국 남녀 피겨 종합선수권) 여자 시니어 부문 프리프로그램(FP) 경기서 기술점수(TES) 70.79점 예술점수(PCS) 75.01점으로 145.00점을 기록, 전날 쇼트프로그램(SP) 점수 64.97점을 더해 총점 210.77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전날 SP서 활주 도중 넘어져 불안하게 출발했던 김연아는 이날 단 한 번의 착지 실수도 없이 완벽한 연기를 보여줬다. 자신의 FP 곡인 레미제라블에 맞춰 연기를 시작한 김연아는 곡이 울려퍼지는 동안 은반을 아름답게 지치며 처연한 아름다움을 뽐냈다.
시상식이 끝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김연아는 "오랜만에 한국에서 경기에 나섰는데 많은 팬들 앞에서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어 기뻤다"고 소감을 전했다. 2006년 전국남녀 피겨 종합선수권대회 이후 7년 만에 종합선수권 무대에 서는 김연아를 보기 위해 이날도 만원관중이 목동을 찾았다. 관중들은 김연아의 연기 하나하나에 열렬한 환호를 보내며 '피겨여왕'의 국내 마지막 무대가 될 이날 연기에 기립박수를 쏟아냈다.
김연아의 FP 곡인 레미제라블은 최근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동명의 영화와 어우러져 특히 많은 관심을 받았다. 김연아는 "레미제라블 영화가 개봉하기 전에 뮤지컬 DVD를 정말 많이 봤다. 거의 중독 수준으로 본 것 같다"며 "영화도 2번이나 보러 갔는데 너무 감동적이었다. 계속 봐도 질리지 않는 멋진 영화라고 생각한다. 연기 이해력도 더 높아지는 것 같았다"고 레미제라블에 대한 감상을 전했다.
코제트로 변신해 뮤지컬이나 영화와는 또다른 매력과 감동을 선사한 김연아의 레미제라블은 이제 세계선수권대회 무대에서 다시 한 번 펼쳐질 예정이다. 풍부한 이해력과 특유의 표현력, 그리고 경기를 치르는데 무리없을 정도로 끌어올린 체력을 갖춘 김연아가 세계팬들을 어떻게 사로잡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