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유로든 목숨을 버려서는 안 됩니다. 목숨은 천하보다 귀한 것이고, 생명은 모든 희망의 근거입니다. 신앙인 이전에 인간으로서 호소합니다. 우리에게는 아직 희망이 남아 있습니다. 여러분의 목숨이 희망입니다. 여러분의 가족들이, 여러분을 지켜보는 동료들이 희망입니다. 하나님께서 이 땅을 평화로 채우실 것을 믿는 우리의 믿음이 희망입니다. 용기를 내십시오."

개신교 교단 연합기관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NCCK)'는 최근 노동자들의 자살이 잇따른 것과 관련, 3일 회장 김근상 성공회 의장주교와 9개 교단장 명의로 '우리의 호소 - 희망을 버려서는 절대 안 됩니다'는 제목의 긴급성명서를 발표했다.

교회협은 "그들은 이 나라 대한민국을 이만큼 잘살게 만든 산업역군이며, 대한민국 누군가의 아들, 남편, 아버지, 가족"이라며 "노동자들이 절망으로 줄 지어 목숨을 버리는 것은 초유의 사태"라고 지적했다.

교회협은 ▲기업주들은 최대한 정리해고를 자제하고, 함께 살 길을 모색해 달라 ▲'국민' 행복시대를 약속했던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는 기업행태가 시정되고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를 해결하는 데 최선을 다해 달라 ▲국회는 노동자들이 절망에 내몰리는 사태를 막을 수 있는 방안을 하루 속히 입법화해 달라 ▲법원은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사람을 살리는 사려 깊은 판결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교회협은 또 "한국 기독교인들은 이 사회에서 '강도 만나 죽어가는 사마리아 사람'을 보고 아무 도움도 주지 못한 과오, 그들의 죽음을 남의 일처럼 여긴 잘못을 회개한다"며 "이 절망의 죽음을 멈추어 주시도록 함께 간절히 기도하고 노력하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