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15일 첼시와의 홈경기에서 하미레즈와 볼을 다투고 있는 QPR 박지성 선수.

션 라이트 필립스의 오른발이 이변을 만들었다. 최하위 퀸스파크 레인저스(QPR)가 첼시를 꺾으며 '충격적인 승리'를 거둔 것이다. 박지성은 당초 출전이 없을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경기 종료 직전 그라운드를 밟았다.

3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열린 2012-2013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첼시와 경기에서 QPR은 후반 33분 터진 션 라이트-필립스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가져갔다.

이로써 QPR은 3연패에서 탈출하며 지난달 16일 2-1로 이긴 풀럼전 이후 4경기 만에 승리를 거머쥐었다. 2승 7무 12패로 골득실에서 레딩에 밀린 QPR은 여전히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의미 깊은 승점 3점이었다. 반면 첼시는 4연승 행진을 이어가다 최하위 QPR에 예상 밖의 패배를 당하며 3위 복귀에 실패했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 첼시는 승점 38점, QPR은 승점 10점으로 네 배에 가까운 차이가 났다. 또 첼시가 홈구장인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패배할 것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첼시는 압도적 경기 운영에도 불구하고 한 골을 넣지 못해 후반 막판까지 답답한 경기를 이어갔다. 주전인 마타와 아자르를 벤치에 앉히고 마린과 모세스를 선발로 내세우며 체력 안배를 꾀했으나, 후반에 두 선수를 모두 투입해야 했다. 하지만 득점은커녕 유효슈팅도 제대로 날리지 못했다.

반면 QPR은 첼시 출신 라이트 필립스가 친정팀에게 비수를 꽂는 한 골을 넣어 경기를 뒤집었다. 후반 33분, 코너킥을 이어받은 타랍이 공을 툭 건드려 떨어트렸다. 라이트 필립스가 중거리슛을 차기 좋도록 제공한 어시스트였다. 여기 달려든 라이트 필립스는 강력한 오른발 땅볼슛을 골문 구석으로 날렸다. 골키퍼 체흐가 몸을 날렸으나 손이 닿지 않았다.

부상에서 복귀한 박지성도 후반 45분 교체투입돼 후반 막판 공세를 퍼붓는 첼시를 막아내는 데 힘을 보탰다. QPR 해리 래드냅 감독이 지난 1일 인터뷰에서 "박지성은 12월 31일 처음 팀과 훈련했다"며 "그는 경기에 나설 몸 상태가 아니다"라고 말했던 것과 달리, 박지성은 깜짝 출전하며 경기 감각을 끌어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