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복무 중인 가수 겸 배우 정지훈(비·31·사진) 상병이 군인 신분으로 배우 김태희(33)와 작년 9월부터 교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연예병사'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정 상병은 2011년 10월 입대 이후 5사단에서 조교로 복무하다 연예병사를 희망했고 작년 3월부터 국방홍보지원대에서 홍보 대원(연예병사)으로 복무 중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정 상병은 지난해 3월 이후 포상휴가 17일과 일반 외박 10일을 받았다. 정 상병은 또 국군방송 위문열차 출연(19일)과 각종 군 행사 관련 스튜디오 녹음 및 안무 연습(25일) 등의 이유로 44일을 '공무상 출장 외박'했다. 이 중 녹음과 안무 연습은 강남·마포 등 서울에 있는 스튜디오에서 했다. 정 상병은 작년 7월 서울 모 스튜디오에서 3박 4일간 머물기도 했다. 정 상병이 연예병사로 있으면서 받은 휴가 및 외박 일수는 모두 71일이다. 정 상병이 5사단에서 받은 위로·포상휴가(16일)와 병가(7일)까지 합하면 총 94일이다. 총복무일(450일) 중 5분의 1을 부대 밖에서 지낸 것이다. 이는 2009~2012년 전체 일반 병사의 평균 휴가 일수(43일)의 2.1배이다. 정 상병은 아직 정기휴가(28일)를 쓰지 않았다.
정 상병은 공무상 외박 이외에도 스튜디오 녹음과 안무 연습을 이유로 당일 나갔다 돌아오는 외출을 자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외출을 며칠이나 했는지 군은 집계하지 않았다고 한다. 국방부 관계자는 "공무상 외출·외박 시 국방부 직원 1명이 동행하도록 돼 있지만 24시간 붙어 있을 수는 없기 때문에 연예병사가 일을 끝내고 혼자 들어오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일각에선 정 상병이 공무상 외박·외출을 이용해 김태희와 만났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방부는 정 상병이 전투복만 입고 전투모는 쓰지 않은 모습이 사진에 찍히는 등 복장 위반 여부를 포함해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규정에 따라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나머지 연예병사 15명에 대해서도 휴가와 외박·외출 실태 조사에 들어갔다. 군은 군내 녹음과 안무 연습 시설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연예병사의 외박·외출을 자유롭게 허용해 왔다.
연예병사가 과도한 특혜를 받고 있다는 지적은 그동안에도 끊이질 않았다. 작년 9월 전역한 가수 박효신은 휴가를 74일 받았고, 공무상 외박일은 67일이나 됐다. 작년 3월 전역한 탤런트 이동건은 휴가 일수 90일, 공무상 외박일은 27일이었다. 민주통합당 진성준 의원실에 따르면, 2009년 11월부터 작년 9월까지 전역한 연예병사 32명의 평균 휴가 일수는 75일로, 일반 병사의 1.7배에 달했다.
국방부 홈페이지 및 각종 포털 사이트에는 연예병사 제도 폐지 등 이를 비판하는 글과 댓글이 수백 개 올라오기도 했다. 한 여성은 김관진 국방장관의 트위터에 "나는 군대에 간 남자 친구를 잘 보지 못하는데 김태희는 잘 만나는 게 말이 안 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정 상병 측은 언론 인터뷰에서 "특혜는 없었다"며 "복장 규율을 위반한 부분이 있다면 조사를 받고 처분에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비는 현재 국방 홍보 업무를 잠시 중단하고 자숙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