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샤오핑(鄧小平)을 필두로 중국의 개혁·개방 격동기를 좌우했던 '8대 원로'의 후손들이 단단한 특권층을 이뤄 중국의 '신(新)자본주의 귀족'으로 부상했다고 미국 블룸버그 통신이 27일 보도했다. 특히 8대 원로 중 덩샤오핑과 왕전(王震), 천윈(陳雲) 등 3대 가문 후손들이 관련된 국영 기업 자산은 무려 1조6000억달러(1700조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이는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5분의 1을 넘어서는 규모라고 한다. 통신은 덩샤오핑과 왕전, 천윈, 리셴녠, 펑전, 쑹런충, 양상쿤, 보이보 등 8대 원로를 '불멸(Immortal)'이라고 표현하며 이들 후손이 쌓은 막대한 부(富)와 인맥 관계를 소개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8대 원로 가문을 중심으로 총 103명의 태자당(太子黨·고위직 자제) 일가 재산을 추적했다. 103명 중 26명이 국영 기업 최고경영자를 맡고 있으며 43명은 직접 사업체를 운영 중이라고 한다. 왕전 전 부주석의 아들 왕쥔은 중국 최대 금융회사 중 하나인 중신그룹 회장을 지냈으며 무기·유전 사업을 하는 바오리그룹도 이끌었다. 광둥성 선전 등에 대규모 골프장을 갖고 있어 중국 골프계의 대부로도 불린다.
덩샤오핑의 사위 허핑은 2010년까지 바오리그룹 회장이었다. 그는 홍콩에 상장된 바오리부동산그룹의 지분 2290만주를 보유 중(2008년 4월 기준)이다. 천윈의 아들 천위안은 국책 은행인 중국개발은행 총재로 일하고 있다. 양상쿤 전 주석의 사위 양샤오차오도 지난 6월 말 현재 바오리그룹 계열사 지분 3200만달러어치를 소유하고 있고, 딸 양리는 중신그룹이 지분을 가진 회사의 회장을 맡고 있다. 혁명 원로의 후손들은 중국 개혁·개방의 바람을 타고 거대한 재산을 일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