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6년 1월 1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의 신인선수 포토데이 때 본지 조병관 기자가 찍은 이두환의 건강한 모습이다. 이 사진은 그대로 이두환의 영정사진이 되고 말았다. 잠실=조병관기자rainmaker@sportschosun.com

"우리 두환이가 그래도 생전에 인덕을 많이 쌓았나봐요."

성현 공자는 논어 '이인(里仁)' 편에서 이렇게 말했다. "덕이 있는 자는 외롭지 않고, 반드시 따르는 이웃이 있다.(德不孤 必有隣·덕불고 필유린)". 주변 사람들에게 정을 베풀고 덕을 쌓아온 사람은 그만큼 사람들로부터 정을 돌려받게 마련이다. 안타깝게 세상을 빨리 떠났지만, 고(故) 이두환은 덕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는 결코 외롭게 떠나지 않았다. 동기 친구들과 야구팬, 그리고 젊은 후배의 임종을 안타까워하는 야구계 선배들이 그의 곁을 지켰다.

골육종으로 한쪽 다리를 절단하면서까지 힘겨운 투병생활을 이어가던 이두환은 지난 21일 허망하게 세상을 떠났다. 그를 돕기 위해 준비된 각종행사가 많았으나 모두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마침 이날 열릴 예정이던 자선야구대회도 폭설로 취소된 상황이었다. 뒤이어 들려온 비보에 그를 돕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던 이들은 모두 황망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친형제'를 떠나보냈던 88년생 동기들

하지만 그 허탈함 속에서도 발빠르게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었다. 외동아들을 먼저 떠나보내고 어쩔줄 몰라하는 이두환의 부모님 대신 장례절차를 밟고, 빈소를 마련하고, 조문객을 맞이한 것은 그의 동기들과 야구계 선배들이었다. 특히 이두환과 함께 2006년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대표팀으로 세계 정상에 올랐던 '88년생 동기들'은 친형제의 장례를 치르는 심정으로 이 모든 일에 앞장섰다.

임태훈과 이용찬 김 강 김광현 이상화 이재곤 양현종 김남형 등 당시 대표팀의 동갑내기 친구들은 사흘 내내 빈소를 지키며 상주역할을 자처했다. 서로 해야할 일을 일사불란하게 나누고, 조문객을 접대하거나 장례업무를 처리하는 모습에서는 진짜 친형제를 잃은 슬픔과 아쉬움이 느껴졌다. 2006년 세계청소년선수권에 당시 고교 2학년으로 참가했던 이두환의 1년후배 김선빈도 22일 밤에 광주에서 올라와 빈소를 지켰다.

양현종은 "동기들끼리 모여앉아 옛날 얘기를 하면 지금도 두환이가 웃는 얼굴로 지켜보는 것만 같다"면서 "두환이 부모님께는 '우리가 모두 두환이 몫까지 아들 노릇을 해드리겠다'고 했다.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그런 것 뿐"이라며 눈물을 삼켰다. 이용찬도 "정말 믿기지가 않는다. 일단 지금은 어떻게 해야 두환이를 잘 보내줄 수 있을지만 생각하고 싶다"며 조문객을 맞이했다.

▶줄이은 온정, 이두환을 외롭게 보내지 않았다

원래 23일에는 이두환 돕기 자선콘서트가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이두환이 갑작스럽게 21일 생을 마감하면서 콘서트는 무산됐다. 22일에도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동기들이 주축으로 자선 일일호프를 기획했지만, 이 마저도 치러지지 못했다. 야구계 인사들은 "이런 행사가 치러졌다면 이두환의 부모님께 경제적으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을텐데 참 아쉽다"며 탄식을 쏟아냈다. 그만큼 이두환에게 쏠린 야구계의 온정은 따뜻했다.

이두환이 몸담았던 두산과 KIA 뿐만 아니라 야구계의 온정도 줄을 이었다. 비록 일면식이 없었을지라도 젊은 후배의 안타까운 죽음에 가슴아파한 야구 선배들은 부르지 않았어도 빈소를 찾았다. 한화 강동우도 장례 첫날 불쑥 빈소를 찾아 조문을 했다. LG 최태원 코치는 둘째날 조문을 하고, 밤이 늦도록 빈소를 지키며 먼저 떠난 후배를 추모했다. 최 코치는 "같은 팀에서 운동을 한 적은 없지만, 그래도 후배 아닙니까. 너무 안타깝고 속상해서 안 와볼수가 없었습니다"라면서 "그래도 이두환이 참 인덕을 쌓으며 살아온 것 같네요. 동기들이 저렇게 제 일처럼 나서기가 쉽지 않은데. 선배로서 참 대견하고, 고맙네요"라고 말했다.

이들 뿐만 아니라 두산 장원진 코치와 이두환의 이수중-장충고 시절 은사였던 유영준 NC 스카우트 등 야구계 인사들도 빈소를 쉽게 떠나지 못했다. 이들 야구계 선배와 친구들의 눈물겨운 배웅 속에 이두환은 23일 오후 벽제의 서울시립승화원에서 영원한 이별을 고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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