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지대한, 800대1을 뚫고 캐스팅

800명을 제치고 영화 '마이 리틀 히어로'의 주인공이 된 지대한(11)이 힘들었던 촬영과정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렸다.

7일 서울 압구정CGV에서 "800대 1인줄 몰랐었다. 최근 래원 형이 말해줘서 알게 됐다. 감독님과 김래원 형이 칭찬을 많이 해줘서 힘이 났다. 하지만 춤 출 때 생각처럼 되지 않아 힘이 들었다"고 말하면서 울음을 터뜨렸다.

지대한은 노래에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영광'으로 세상에서 음악이 제일 좋고, 노래할 때가 가장 행복한 소년이다. 타고난 노래 실력으로 오디션 예선을 통과, '유일한'(김래원)을 오디션 파트너로 선택한다. 때 묻지 않은 순수함과 포기를 모르는 승부욕으로 주변인물들을 점점 변화시킨다.

초등학교 5학년인 지대한은 다문화가정의 소년으로 이 영화에 출연하기 전까지 춤, 노래, 연기를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 수많은 공연 장면을 소화해 내기 위해 촬영 8개월 전부터 트레이닝 받았다. 김래원은 "영화가 개봉하면 알겠지만 지대한이 최고의 연기를 했다. 좋은 파트너들을 많이 만났었지만 대한은 정말 나에게 최고의 파트너였다"고 평했다. "깨끗한 하얀 도화지에서 같이 색깔을 만들어갔다. 나에게는 너무 좋은 작품이었다. 지한이가 대견스럽고 순수해서 부럽기까지 했다. 혼자 춤, 노래 연습을 하면서 정말 고생을 많이 했을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조안(30) 역시 "대한이 착하고 정이 많다. 힘든 것도 있겠지만 많은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영화 끝날 때에도 형과 누나, 감독님들이랑 헤어진다고 많이 울었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김성훈(38) 감독은 "뮤지컬 소재를 두고 영화를 찍겠다고 생각한 후 취재하는 과정에서 다문화센터에 있던 대한을 만났다. 몇 십 명의 아이 중에 눈에 띄어서 같이 기획했던 작가에게 '저 친구 이상이 되는 친구가 영화에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후 시나리오를 쓰고 캐스팅 과정에서 전국을 돌아다녔는데 대한의 인상이 지워지지 않았다. 결국 다시 찾아가 캐스팅하게 됐다"고 전했다.

"한 번도 연기를 해보지 않은 아이라 걱정을 많이 했고 또 나에게는 모험이었다. 하지만 대한이 감성이 뛰어나고 똘똘해서 말을 잘 알아들었다. 촬영을 하면서 일취월장하는 모습에 많이 놀랐다."

"8개월 동안 춤, 노래, 연기를 하나하나 다 배워가느라 체력적으로 힘들었을 텐데 본인 의지가 너무 강했다. 가끔 울었지만 해내는 모습에 다른 배우들도 함부로 불평할 수 없었을 것 같다"며 기특해했다.

'마이 리틀 히어로'는 갖은 허세와 속물근성으로 똘똘 뭉친 음악감독 '유일한'이 천상의 목소리를 타고난 다문화 소년 '영광'과 한 팀이 되면서 꿈을 이뤄가는 과정을 그린다. 다음달 10일 개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