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타블로이드신문 '뉴욕포스트(NYP)'가 4일(현지시간) 맨해튼 지하철역에서 한인 남성 한기석(58) 씨가 등이 떠밀려 선로에 떨어져 숨지기 직전 사진을 당일 석간 1면에 실어 논란이 일고 있다.
퀸스 엘름허스트에 거주하던 한 씨는 이날 오후 49번가 지하철 G라인 하행선 승강구에서 열차를 기다리던 중 20대로 보이는 흑인 남성에 등을 떠밀려 선로에 추락했다.
한 씨는 추락 즉시 플랫폼 위로 올라오려했지만 때마침 지하철이 들어오면서 차체와 플랫폼 사이에 끼어 참변을 당했다. 용의자로 지목된 20대 흑인 남성은 현장에서 도주했다.
NYP는 이날 자 신문 1면에 선로에 떨어진 한 씨가 플램폼 위로 올라오려 애쓰고 있는 순간을 찍은 사진을 지면 전체를 할애해 대문짝만하게 게재했다.
신문은 사진과 함께 "지하철 선로에 떠밀린 이 남성은 곧 죽게 된다"라는 문구와 하단에 '끝장이다(doomed)'라는 자극적인 단어를 배치했다.
신문을 본 시민들은 사진을 찍은 이가 왜 사고 현장에서 한 씨를 돕지 않았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사진을 찍은 기자는 프리랜서 사진작가로 일하는 '알 우마르 압바시'로 알려졌다.
NYP와 압바시는 그가 사고 당시 한 씨를 구하기 위해 달려가면서 “지하철 기관사에게 사람이 떨어졌다는 경고를 하기 위해 카메라 플래시를 반복해서 터뜨렸다”고 해명했다.
미 온라인매체 애틀랜틱와이어의 기자 알렉산더 아바드 산토스는 “기관사의 주의를 끌기위해 카메라 플래시를 떠뜨리는 것은 지하철 플랫폼을 기어오르려는 사람을 돕는데 필요한 방법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 “오히려 한 씨의 눈이 잘 보이지 않게 만들었을 수도 있다”고 비난했다.
트위터에서도 NYP와 압바스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거세게 일었다. 네티즌들은 NYP를 ‘비열한’ 신문이라고 힐난하며 “쓰레기 중의 쓰레기“, “잘하는 짓이다“라고 비꼬았다. 한편 몇몇 다른 신문사 기자들은 네티즌들과 상반된 반응을 내놨다.
한 사진 기자는 “사실 압바스를 비난할 수만은 없다”며 “플랫폼에 있었으면서도 한 씨에게 등을 돌린 다른 사람들도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NYP는 미디어재벌 루퍼트 머독이 소유한 매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