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퍼들에게 아쉬운 계절, 겨울이 성큼 다가왔다. 국내에서 필드로 향할 기회가 없는 골퍼들은 동남아, 중국, 일본 큐수 지역 등 해외로 눈을 돌린다. 그러나 최근 중국 물가가 크게 오르고 일본에는 지진 위험이 있는 만큼 골퍼들의 관심은 동남아, 말레이시아, 태국 등으로 몰리고 있다.
최근 필리핀의 치안 문제가 대두되면서 시설과 서비스가 좋은 태국이 한국 골퍼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간단한 영어로 소통이 가능하며 깨끗한 환경 덕분에 태국만큼 골퍼들이 몰리는 편이다. 또한 노캐디 플레이가 가능하고 저렴한 그린피가 장점으로 작용해 말레이시아를 찾는 골퍼들이 급증하는 추세다.
특히 올해 겨울은 강추위가 예상돼 해외에서 열흘 이상 장기체류하며 골프를 즐길 수 있는 골프투어가 인기다. 해외골프투어를 떠날 때 눈여겨봐야 할 점은 뭘까?
첫째, 가격이 저렴해야 한다. 태국과 말레이시아에는 PGA 대회를 열 수 있을 만큼 수준 높은 골프장이 즐비하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이용요금이 국내 골프장 못지않게 비싸고 비용부담도 커지므로 장기 골프여행에는 맞지 않는다. 수준이 적당히 높은 골프장에 가격도 합리적이면 당연히 금상첨화겠다.
둘째, 식사와 숙소가 좋아야 한다. 여행사에서 내거는 골프투어 상품들 중에는 혹할 정도로 저렴한 것이 눈에 띈다. 그러나 싼 상품에는 이유가 있다. 골프장 수준도 문제이거니와 식사가 부실하고 숙소가 여인숙 수준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황제 대접을 꿈꾸며 갔다가 여행 기간 내내 후회하며 지내다가 돌아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식사와 숙소의 수준은 꼭 챙겨 보아야 한다.
셋째, 골프장의 운영 주체를 믿을 수 있어야 한다. 한국인 골프투어를 받는 동남아 골프장 가운데는 한국 손님 서비스의 주체가 불분명한 곳이 적지 않다. 현지에 도착해서 황당하게 미아가 되거나, 내내 시원치 않은 서비스로 발만 동동 구르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반드시 꼼꼼히 챙겨야 할 사항이다.
겨울철 장기 골프 투어에 잘 맞는 두 군데 골프투어 코스를 소개한다.
태국 카오야이, 힐사이드CC – 최고의 기후, 시설, 저렴한 가격
힐사이드CC는 태국 제일의 국립공원인 카오야이 고원지대에 있어서 날씨가 우리나라 초가을처럼 시원하다. 방콕보다 5도 이상 낮아서 12월 한낮 평균기온이 27도 정도.
수와나품 신공항에서 자동차로 1시간 40분 정도면 도착하는 위치에 있는 이 골프장은 최근(2008년 11월) 오픈한 관계로 한국인들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골프장에 도착해 보면 특A급 리조트 호텔을 비롯한 훌륭한 시설에 감탄하게 된다. 오픈한 뒤 주로 태국주재 외국계 기업 글로벌세미나를 유치해 온 터라 특급 호텔 수준의 숙소와 바, 레스토랑, 수영장, 헬스클럽 등을 갖추어 태국 최고 수준의 골프 리조트라 할 만하다.
골프장은 고원지역(500m)에 자리잡은 만큼 한국 골프장 유사하게 아름다운 구릉을 끼고 있다. 태국 평지형 골프장에서 골프 연습을 많이 하고 와서도 한국에서는 안 통하는 아픈 경험을 가진 분들에게 특히 추천할 만하다. 18홀 6770야드의 코스가 홀마다 다른 전략적인 공략을 필요하도록 설계되어 있고, 페어웨이와 그린 관리가 깔끔하다. 게다가 한적한 지역이라 말 그대로 '황제 골프'가 가능하다.
100실 규모 호텔의 전 객실이 마운틴 뷰, 코스뷰로 설계되어 있어 모든 방에서 아름다운 경관이 훤히 보인다. 라운딩 후 식당 야외테라스에서 바비큐를 즐기며 맥주 한 잔 기울이다 보면 '이것이 과연 황제의 휴식이구나' 하는 행복감이 밀려든다.
인근 10분 이내 거리에 태국 최장코스(8,075야드)이자 세계에서 5번째로 긴 카빈부리CC가 있다. 내일 당장 PGA 대회를 열어도 될 만큼 훌륭한 이 코스도 꼭 한 번 들러보길 권한다.
20분 정도 거리에 카빈부리라는 소도시가 있어서 시장, 병원 등 현대시설도 준비되어 있고, 나이트 관광도 가능하다.
이 훌륭한 VIP급 골프리조트를 이용하는 가격이 놀랍게 저렴하다. 그래서 더욱 추천하지 않을 수 없다.
(문의 02-516-1511)
말레이시아 A.K 골프클럽 – 숲그늘 어우러진 명문 코스, 안락한 서비스
말레이시아에 골프여행을 갈 때는 가격이 터무니없이 싼 곳을 조심해야 한다. 지난 해 말레이시아A 골프장에 열흘간 다녀온 김연동씨(45)는 '다시 기억하기 싫다'고 고개를 젓는다. 골프장 수준은 그런대로 괜찮은 편이었는데 27홀 규모의 골프장에 400명 넘는 한국 골퍼가 북적이다 보니 카트도 부족하고 티오프 타임도 제대로 배정이 안 됐다. 식사도 부실해서 열흘 내내 골프장 운영진과 싸움만 하고 왔다는 것. 지금 소개하는 A.K 골프장은 그럴 염려가 전혀 없는 곳이다.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동남쪽으로 95km 지점. 한국 고속도로만큼이나 시원하게 뚫린 고속도로를 타고 1시간 거리에 유서 깊은 해변 유적도시 말라카가 있다. A.K(Ayer Keroh) CC는 말라카 주 정부가 운영하는 말레이시아 최고의 골프장이다. 겨울철 평균 기온이 20~25도를 유지하는 해양성 기후와 27홀 코스 내내 나무그늘 아래로 나있는 카트 도로 덕에 더위를 잊고 유유자적하게 플레이 할 수 있다.
카트가 페어웨이에 진입할 수 있으므로 체력에 자신 없는 골퍼에게는 더욱 좋다. 코스는 말레이시아 오픈과 말라카 오픈이 정기적으로 열릴 정도로 수준급이다. 7,700 야드 전장의 국제 규격이며 27홀 중 한 곳도 비슷한 홀이 없을 만큼 변화무쌍하고 재미있는 코스여서 “동남아 최고의 코스레이아웃”이라고 평가된다.
골프장 입구에 수변 유원지와 한국인 골퍼를 위한 리조트가 정갈하게 새단장 되어 있다. 깔끔하고 푸짐한 한국식 뷔페가 제공되며 한국 방송이 시청 가능하다. 숙소에서 도보로 5분 이내 거리에
(문의 02-525-9196)
박세진 골프조선 기자 sagem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