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26일 일본 야스쿠니(靖國)신사의 문에 방화한 혐의로 국내에서 범죄인 인도 재판을 받게 된 중국인 류창(劉强·38)이 최근 국내 대형 로펌을 변호인으로 선임한 것으로 28일 알려졌다.
류창의 변호인 선임은 주한 중국대사관이 주도했다고 한다. 중국이 '류창 문제'에 얼마나 신경 쓰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류창의 변호는 법무법인 세종 소속 변호사 5명이 맡게 됐다. 변호인 면면을 보면 '호화 진용'이라고 할 만하다. 고검장급인 서울중앙지검장과 법무연수원장을 지낸 명동성(59) 세종 대표변호사가 팀장을 맡았다. 명 변호사는 검찰에서 특수수사통으로 분류됐던 사람이다. 변호팀에는 또 법원행정처 인사담당관과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지낸 이영구(54) 변호사,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지낸 이홍철(53) 변호사, 대검 중수부 연구관 출신의 오택림(42) 변호사도 합류했다.
주한 중국대사관은 류창의 변호인을 고르기 위해 국내 로펌 여러 곳을 접촉했다고 한다. 법무법인 세종 관계자는 "중국대사관 관계자가 사건을 맡기면서 '중국 국민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사건'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류창을 일본에 인도할지 여부를 결정하게 될 범죄인 인도 재판은 서울고법 수석재판부인 형사20부(재판장 황한식)가 진행하게 된다. 서울고법은 이미 류창을 위해 통역인도 지정했다.
류창에 대한 범죄인 인도재판 첫 심문기일은 29일 오후 열릴 예정이다. 류창은 올해 1월 8일 주한 일본 대사관에 화염병을 던진 혐의로 10개월을 복역하고 이달 초 만기출소 예정이었다. 하지만 일본이 작년 연말 야스쿠니신사 문에 방화한 일을 문제 삼아 외교 경로를 통해 '범죄인 인도'를 요청하면서 법무부가 류창에 대한 범죄인 인도 재판을 열어줄 것을 서울고법에 청구했다. 서울고법은 재판을 위해 지난 5일 류창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 류창은 현재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법원은 1월 5일까지 류창의 신병을 일본에 인계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