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지하철 신분당선 청계산입구역 화장실. 등산복 차림을 한 이향림(여·69)씨는 "화장실 부스에 들어가면 청계산 봉우리에서 서울을 내려다보는 기분이에요"라고 말했다. 화장실 부스마다 실제 청계산에서 찍은 전경 사진을 붙여놓아 청계산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양변기 뒤에 매봉 사진을 붙여놓고 그 앞과 양옆엔 매봉에서 바라보이는 전경을 담는 식이다. 양변기에 앉으니 마치 청계산 매봉 자락에 앉아 있는 듯했다. 국사봉 전경을 담은 부스에서는 의왕시 백운호수를 볼 수 있다. 진달래 능선을 담은 부스에선 서울 역삼동과 강남구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부스뿐 아니라 화장실 전체를 청계산 숲처럼 꾸몄다. 벽에는 청계산에서 자라는 식물 사진도 걸려 있었다.
조선일보와 행정안전부, 문화시민운동중앙협의회가 공동 주최한 2012년 14회 아름다운화장실 공모에서 청계산입구역 화장실이 대상으로 선정됐다. 공모에 참가한 156곳 화장실 중 숲을 주제로 한 시각적 효과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환경을 고려한 시설도 높은 평가를 받는 데에 기여했다. 14회 아름다운화장실 시상식은 오는 12월 12일 오후 2시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20층)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