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국제도시는 교육 면에서도 최근 눈에 띄는 변화와 발전을 보이고 있다.

국내외 유명 대학이 모여들고 국제학교와 지역 명문 고교까지 줄이어 들어설 예정이어서 인천은 물론 전국적으로도 '교육 메카'로 성장할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2010년 문을 연 연세대 송도캠퍼스. 국제캠퍼스로도 불리며 언더우드 국제학부 등 8개 학과·학부에 660여명의 학생이 다니고 있다.

◇대학 줄이어 입주하는 '대학타운'

송도에는 현재 연세대·인천대·가톨릭대·한국뉴욕주립대 등 4개 국내외 대학이 자리잡고 있다.

'국제캠퍼스'로 불리는 연세대 송도캠퍼스는 2010년 개교했다. 언더우드 국제학부와 IT 융합공학과 등 8개 학과·학부에 660명의 학생이 다니고 있다. 시립대에서 내년에 국립대 법인으로 바뀌는 인천대 캠퍼스에는 제물포에 남아있는 사범대를 뺀 44개 학과에 1만5000여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외국 대학으로는 처음으로 지난 3월 개교한 한국뉴욕주립대에는 현재 컴퓨터과학·기술경영 등 2개 분야 대학원에 46명의 학생이 다닌다. 이들을 가르치는 교수진 16명 중 4명은 미국 본교에서 파견한 인력이다.

송도에는 앞으로 인하대와 재능대, 한국외대 등 3개 국내 대학이 더 들어올 예정이다. 인하대는 글로벌 캠퍼스 개념의 송도지식산업복합단지를 송도에 추진하고 있다. 2014년 1차 개교를 목표로 22만5000㎡ 부지에 세계적 수준의 연구소들을 유치하고, 생명공학 등 이공계 분야에서 특성화된 캠퍼스를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재능대는 3만7800㎡ 터에 '한국음식 세계화 연구센터'를 중심으로 하는 국제화캠퍼스를 지어 2014년 1차 개교할 예정이다. 한국외국어대는 4만8000㎡ 터에 통·번역원을 중심으로 하는 국제화지원특화단지를 지어 2016년 1차 개교할 계획이다.

외국대학으로 미국의 조지메이슨대와 유타대, 벨기에의 겐트대가 내년과 2014년 개교를 목표로 준비 작업을 벌이고 있다. 아직 개교 여부가 확실치는 않지만 미국의 일리노이대와 러시아의 모스크바대·상트페테르부르크대 등도 인천시와 개교를 위한 협약을 맺었다.

송도에 들어오는 외국대학은 모두 '글로벌 대학 캠퍼스'에 둥지를 튼다. 이 캠퍼스는 송도테크노파크 단지 인근 29만5000㎡ 터에 만들고 있다. 이곳의 대학들은 서로 '학점 교환제'도 운영할 예정이어서 다른 대학에서 들은 전공이나 교양수업도 학점으로 인정받게 된다.

송도가 이처럼 대학 도시로 변모하게 된 데에는 2006년 연세대가 이곳에 송도캠퍼스를 짓기로 인천시와 협약을 맺은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연세대의 공격적 '세력 확장'이 21세기를 맞아 새로운 도약을 구상하던 다른 대학들에 큰 자극을 줬다. 여기에 인천이 우리나라 최초의 경제자유구역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점이 맞물리며 '대학들의 송도행'이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외국 대학 중 처음으로 지난 3월 인천 송도에 개교한 한국뉴욕주립대 캠퍼스. 컴퓨터과학과 기술경영 등 2개 대학원을 운영 중이다.

◇국제학교와 자사고도 입주

송도에는 고등학교의 진출도 눈에 띈다. 미국 '채드윅 스쿨'이 운영하는 '채드윅 국제학교'는 2010년 9월 문을 열었다. 현재 유치원부터 9학년 과정까지 700명의 학생이 다니고 있는데 전체 정원이 2080명이어서 비싼 수업료에도 불구하고 학생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포항제철고를 운영 중인 포스코 교육재단은 송도에도 비슷한 자율형 사립고를 지어 2015년에 개교할 예정이다. 이 학교에는 일정 부분 포스코 직원 외의 일반 자녀도 다닐 수 있게 할 계획이어서 입학 경쟁이 무척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추진하는 '과학예술영재학교'도 송도에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 현재 인천(송도)와 대전, 경남, 세종시 등이 이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송도가 꽤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의 옛 도심인 동구 송림동에 60여년을 자리 잡아온 박문여고도 2015년 송도로 이사 온다. 한동안 인천의 명문으로 전국적 명성을 누렸던 제물포고등학교와 인일여고도 송도 이전을 추진 중이다. 교육 환경이 한결 좋은 곳으로 이사해 새롭게 학교 발전을 이루겠다는 의지다. 이처럼 옛 도심의 학교들이 줄줄이 송도 이전을 추진하자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논란이 벌어지고 있을 정도다.

◇글로벌캠퍼스 마무리가 과제

송도가 진정한 '교육의 메카'가 되려면 풀어야 할 숙제가 아직 많이 남아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선 글로벌 대학 캠퍼스 사업을 제대로 마무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캠퍼스 건설에는 국비와 시비를 합쳐 5000억원, 민간자본 5000억원 등 총 1조700억원이 들어간다. 이 중 민간자본은 캠퍼스 옆 9만4300㎡ 터에 아파트(1703가구)와 오피스텔(606실), 상가 건물 등을 지어 분양한 돈으로 마련한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장기 침체를 겪으면서 분양에 애를 먹고 있다. 2010년 분양한 아파트가 아직 65% 정도만 분양됐는데 최근 분양을 시작한 오피스텔이나 상가도 전망이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 이 문제가 잘 풀리지 않아 돈이 마련되지 않으면 외국대학 유치와 운영에도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외국 대학들이 인천시와 정부에 많은 지원을 바라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인천시는 유명 외국 대학을 유치하기 위해 이 대학들에 될수록 비용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입장이다. 이러다 보면 학교는 비싼 수업료를 받으며 운영만 하면 되고, 잘못돼도 크게 손해 볼 게 없어 '도덕적 해이'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자칫하면 외국 대학들이 '이름 빌려주고, 돈만 챙기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