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주 작가의 사심talk]
"스타일리스트나 댄서를 통해 전화번호를 주고받은 적이 있지만 입소문이 나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더라. 이후 음료수 밑에 연락처를 적은 쪽지 등을 붙여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
"몰래 여자 친구를 사귀다 보니 주로 방송국 비상구에서 만났다. 스타일리스트의 눈을
피하려면 어쩔 수 없었다."
"아이돌 멤버가 연애를 하겠다고 한다면 자신의 집을 데이트 장소로 제공하겠다"
"예전에 멤버 간미연과 H.O.T의 문희준의 열애설이 났을 때 안티 팬들이 무대를 향해
'꺼져라'를 연달아 외치고 숙소엔 칼을 넣은 우편물이 수도 없이 배달됐다"
전 아이돌 출신들이 방송에서 고백한 과거 자신들의 연애 모험담(?)이다. 언뜻 들으면 로맨틱하게 들리기도 하는 말이지만 조금 더 찬찬히 곱씹어보면 아이돌에게 연애가 얼마나 힘든 것인가를 보여주는 처절한 고백에 가깝다.
최근 불거진 아이유와 슈퍼주이어 은혁의 스캔들을 보면서 아직도 연예인들에게는 특히 아이돌에게는 일반적인 연애란 연예인이 되는 것보다도 더 불가능한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공개연애? 말도 안 되는 소리
최근 몇몇 아이돌들은 공개적으로 서로 연인임을 밝히고 연애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공개연애도 모든 아이돌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같은 아이돌이라도 각자가 가진 이미지가 다른 만큼 연애란 것이 그들의 이미지에 손상이 가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힘들게 연애를 시작했더라도 대부분의 일반적인 연인들이 그러하듯 헤어지기라도 한다면 연애를 공개했을 때보다도 더 큰 후폭풍이 밀려올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공개적으로 연인임을 선언했다 하더라도 보통 연인들처럼 함께 밥을 먹고 영화를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한창 젊고 생기 넘치는 아이돌들의 데이트 장소라는 데가 겨우 짙게 코팅된 차 안이나 각자의 집 아니면 방송국의 후미진 어느 구석 정도가 전부일 뿐이다.
강호동의 천생연분과 산장미팅 장미의 전쟁 그리고 우리 결혼 했어요와 더 로맨틱& 아이돌
TV에선 종종 연예인들의 연애를 소재로 한 프로그램들을 볼 수 있다. 방송에서 연예인들은 서로 맘을 얻기 위해 달콤한 세레나데를 받치기도 하고 멋진 춤을 추기도 한다. 그리고 최근엔 서로 부부가 돼서 생활하기도 하고 멀리 여행을 떠나 로맨틱한 데이트를 즐기기도 한다. 출연한 연예인들은 서로의 맘을 확인하기도 하고 설레어 하는데 시청자들은 그런 모습을 보며 함께 설레어하며 '저 둘은 진짜로 사귀었으면 좋겠다.'고 하고 '○○커플'이라고 이름 짓기도 한다.
그러나 그 밑에는 ‘저건 방송이니까.’라는 생각이 깔려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실제로 얼마 전 SBS에서 방송한 ‘추석특집 짝 스타 애정촌’ 에서 커플이 된 토니안과 최지연은 방송 이후 실제 사귀는 것 아니냐는 스캔들로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이것만 보아도 시청자들이 연예인의 연애를 바라보는 시선이 얼마나 이중적인가를 알 수 있다.
연예인에게 대한민국의 아이돌에게 연애를 허하자~!!
'아이돌은 젊다.', '아이돌은 잘생기고 예쁘다.', '아이돌은 매력적이다.' 이 세 개의 문장에서 아이돌이란 말만 빼보자. '젊고 잘생기고 예쁜 매력적인 사람', 이런 사람들이 연애를 못 한다는 건 이해할 수 없는 일이고 비극적인 일이다. 물론 많은 팬들이 있는 연예인들에겐 조금 다른 이야기일 수도 있다. 조금 부끄럽지만 나도 예전에 기사를 스크랩하고 사진을 모으고 팬카페에도 가입했던 배우 한지혜의 결혼소식에 서운해 했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서운할 뿐이다. 연예인들이 아이돌들이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없다. 예전처럼 방송을 통해 팬들이 사랑해준 만큼 열심히 활동하며 그 사랑에 보답할 것이기 때문이다.
잘 생각해보자. 내가 왜 연예인들을 아이돌들을 좋아했는지. 그 사람이 가진 매력에 끌려서 아닌가? 그렇다면 그 사람의 매력 사라지지 않는 한 그 사람을 응원하고 지켜봐는 것이 맞는 게 아닌가 한다.
[방송작가] osensta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