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겨울과 올여름, 박진선(연세대 응용통계학과 4년)·이용민(서울대 경영학과 1년)·허승연(고려대 인문학부 1년)씨는 조선일보 교육법인 조선에듀케이션 주최 자기주도학습 멘토링 기숙캠프(이하 '캠프')에서 멘토로 활약했다. 이들은 "교과 지식 전달에 급급한 과외와 달리 멘티의 생활 습관까지 바꿔주는 캠프 특유의 뿌듯함을 잊지 못해" 올겨울에도 멘토로 자원했다. 자녀를 캠프에 보내며 학부모가 가장 궁금해하는 것 중 하나가 멘토의 역량이다. 맛있는공부는 초·중학생 3인이 털어놓은 자기주도학습 관련 고민과 관련, 세 멘토의 '알토란 답변'을 들었다. 캠프 현장에선 한층 밀착되고 진솔한 멘토링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 겨울과 올려름 조선에듀케이션 자기주도학습 멘토링 기숙캠프에서 활약한 우수 멘토 3인. 올겨울 캠프에서도 이들을 만날 수 있다. (왼쪽부터)박진선·허승연·이용민씨.

Q. 스마트폰 때문에 집중이 안 돼요

집에서 혼자 공부하는데 TV·컴퓨터·스마트폰 때문에 공부에 집중하기가 어려워요. 아직 어려서 밖에선 마땅히 공부할 곳도 없고요. (김동희·인천 동부초등 6년)

A. '동기 부여' 중요… 공부방 단장에도 신경 써야

허승연씨는 "공부시간 동안만큼은 스마트폰을 부모님에게 맡기는 등 '강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용민씨는 "스마트폰을 물리적으로 떼어놓는다고 해서 공부가 절로 되는 건 아니다"라며 "스마트폰을 자율적으로 사용하되, 자신의 꿈을 찾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학생 때 게임 중독 진단을 받았던 이씨는 인터넷 검색 도중 우연히 보게 된 용인외국어고등학교 교복 덕분에 자기주도학습의 길로 들어섰다. "교복이 정말 멋져서 꼭 입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알고 보니 정말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더라고요. 당장 게임부터 끊었죠." 그는 캠프 때도 자신이 맡았던 여섯 명의 멘티에게 '동기 부여 요령'을 끊임없이 가르쳤다.

박진선씨는 "자신의 방을 공부(만 하는)방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적절한 조도를 갖춘 책상 등(燈)을 마련하고 방음에도 신경 써 방 전체를 오롯이 학습 공간으로 꾸미란 뜻이다. 특히 자녀가 공부하는 시간에 부모만 TV를 시청하는 일은 되도록 피한다. 온 가족이 함께 보는 프로그램을 정해 그 시간엔 반드시 휴식을 하는 등 일정한 규칙을 정해 지키는 게 좋다.

Q. 올바른 플래너 사용법 알려주세요

자기주도학습 플래너(이하 '플래너')를 사용 중입니다. 목표량을 채웠을 때 성취감은 크지만 한 번 미루면 계속 미루게 돼 걱정이에요. 이 버릇 고칠 수 있는 방법 없을까요? (염다인·서울 난우초등 6년)

A. 시행착오 거쳐 '달성 가능 목표' 정하길

이씨는 고교생 때부터 인터넷 강의를 듣고 플래너를 사용하며 혼자 공부했다. 그 역시 처음엔 의욕이 앞서 플래너를 꽉꽉 채울 정도로 목표량을 잡았다. 쉬는 시간과 밥 먹는 시간까지 공부에 할애해야 겨우 따라잡을 수 있을 정도였다. 결국 계획을 수십 차례 수정해야 했고, 그 과정에서 비로소 자신의 능력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달성 가능한 목표'를 정하자, 성적도 조금씩 오르기 시작했다.

박씨에 따르면 계획이 계속 어그러지는 건 목표를 무리해 잡았거나 제때 공부하지 않고 게으름을 피웠다는 얘기다. 이 경우, 그가 추천하는 방법은 학습 계획을 '일(日)' 단위가 아니라 '주(週)' 단위로 세우는 것. "평일에 못다 한 공부는 주말을 희생해 보충하는 방식으로 '1주 단위 점검'을 계속하다 보면 노는 시간을 희생하기 싫어서라도 열심히 공부하게 됩니다."

Q. '기본기' 혼자 다지려니 버거워요

혼자 공부하다 보면 모르는 부분이 나왔을 때 물어볼 사람이 없어 답답해요. 특히 수학 과목에선 한 번 틀린 문제를 또 틀리는 일이 잦아 걱정이에요. (장지희·경남 창녕 부곡중 3년)

A. 오답노트 작성보다 교과서·익힘책에 집중을

동일 유형의 문제를 자꾸 틀릴 때 흔히 '기본기가 약하다'고 진단한다. 이 경우, 자주 사용되는 방식 중 하나가 오답노트 작성이다. 하지만 허씨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코앞에 둔 고 3이 아니라면 절대 오답노트를 만들지 말라"고 말했다.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기도 전 문제 유형을 외워버리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 시간이 많이 든다는 것도 단점이다.
박씨는 "수학 과목의 기본기를 다지려면 교과서와 익힘책을 활용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그에 따르면 교과서의 경우, '예제→ 유제→ 연습문제' 순(順)으로 못 푸는 문제가 하나도 없을 때까지 반복해 봐야 한다. "교과서를 소설책처럼 한 장씩 넘겨가며 읽다 보면 '아, 이 부분은 이런 원리였구나!' 하고 무릎을 탁 치는 순간이 두세 차례 찾아 와요. 그때의 짜릿한 기분을 맛본 학생이라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기주도학습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