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동생이 성공하니 배가 아파 자살을 시도한 찌질한 동네 형'이라는 식의 비난의 말을 던지기엔 우리 모두 그에게 너무 미안하지 않은가. '기부왕'에 '독도지킴이'인 그가 어떤 사람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면서 말이다.

'국제 스타' 싸이와의 불화설, 한바탕 자살 소동, 이민설 등으로 각종 구설수에 오른 가수 김장훈 그리고 그의 어머니가 말하는 아들 김장훈.

2012년 10월 4일 밤 10시. 가수 싸이의 무료공연으로 서울시청 앞 광장에는 열기가 들끓었다. 국내 최초로 빌보드에 진입해서 세계를 뒤집어놓은 싸이의 무료공연 소식에 무려 7만 명이 몰려들어 월드컵 못지않은 열기를 재현했고, 유튜브에서는 이 공연을 생중계하면서 전 세계인들이 이 공연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 무료공연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약 4억 원의 공연 제작비용을 서울시가 지원하면서 레이저와 폭죽, 미러볼 등 무대장치들이 동원되었고, 공연의 퀄리티 역시 일반 공연의 화려함을 재현했다.

공연을 위해 동원된 경찰 병력만 7백 명, 안전요원은 3백 명이 투입됐는가 하면 세종로 로터리와 태평로, 한국은행 주변 등 주요 교차로의 교통을 통제하는 진풍경도 펼쳐졌다. 한 명의 가수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축제 분위기를 즐기고 있었다. 

같은 날 가수 김장훈. 한때 싸이와 한무대에 서던 그가 이 대단한 공연이 끝나자마자 본인의 SNS에 글을 하나 남겼다. '믿는 이들의 배신에 더는 못 견디는가 봅니다. 미안해요. 혹시라도 저 너무 욕하지도 말고. 상심하지 말기. 형이 미안하다. 간다.'라는 내용. 명백한 자살 암시 글이고, 이것을 시작으로 숨 막히는 싸이와의 감정 폭로전이 시작됐다. 공공연하게 알려져 있던 둘 사이의 이상기류가 만천하에 공개된 계기가 됐고, 이후 둘의 이야기들이 생중계되다시피 해서 분위기가 과잉됐다.

10월 4일, 하필 그날 자살을 시도한 이유

‘몸은 쓰러지는데 정신은 뚜렷. 지금 잠들면 내일 아침에 못 일어날 수도. 약을 너무 먹었나 봐요. 미안해요. 아까까지도 오랜만에 내 사랑하는 엄마도 보고 사람들 만나 앞으로 희망을 얘기했는데. 제가 무너지네요. 혹시라도 내일 아침 일어나면 그때 저는 완전히 잘 살기. 믿는 이들의 배신에 더는 못 견디는가 봅니다. 미안해요.’

한 가수가 약을 먹고 죽겠다고 글을 올렸다. 믿는 사람에게 배신을 당했다며, 미안하다며 마지막 인사까지 던지는 모양새가 심상치 않다. 인터넷이 발칵 뒤집어지는 건 시간문제. 소속사는 술을 마시고 실수로 올린 글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내 김장훈이 직접 ‘자살시도를 한 것이 맞다’는 글을 올리면서 분위기가 뜨거워졌다.

자살을 시도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사건일진대, 김장훈은 싸이라는 현재 대한민국에서
주가가 제일 높은 가수를 두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출하면서 더욱 화제가 되었다. 사람들은 "사촌이 땅을 사니까 배가 아프구나." "함께 무대에 서고 싶어서 죽겠지?" "싸이 공연 보다가 진짜 열받았나 보다." 등 일단 그를 비난하기 시작했다. 남의 집 축제에 찬물을 끼얹는 식이라는 것이 사람들의 비난 이유다. 생각보다 빠르게 이야기가 번지자 소속사에서는 술에 취해서 실수로 글을 남긴 것 같다는 이야기를 전하며 사건을 무마하려고 했으나, 결과는 역효과였다. 제대로 작심한 듯한 김장훈은 본인이 쓴 글이 맞다며, 더 강도가 센 멘트를 SNS에 남겼다. 이제 그의 말과 행동은 소속사에서도 컨트롤이 안 될 지경이었다.

어머니 김성애 목사 이야기
"장훈이 뒤에는 기도하는 엄마가 있다"
어찌 되었든 죽을 만큼 힘든 순간을 김장훈은 잘 극복했다. 그에겐 앞으로의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랑하는 어머니가 있다. 아직 결혼하지 않은 그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응원해주는 존재는 어머니 김성애 목사다. 김장훈의 어머니 김성애 목사는 꽤 알려진 인물이다. 일산에 있는 청소년들을 위한 교회의 담임목사이며, 작년에는 《아들아, 엄마가 미안해》라는 에세이도 냈다. 아들 장훈을 키워낸 이야기를 꾸밈없이 진지하게 들려주면서, 부모들이 자녀 양육 과정에서 가장 많이 하는 실수들과 극복 과정을 알려줬다.

아들에게 일련의 사건이 일어났을 때, 가장 놀란 사람은 어머니 김성애 목사였을 것이다. 그 시간을 김 목사는 종교의 힘으로 이겨냈다고 한다. 아들이 병원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었지만, 어머니 김 목사는 그저 자신의 자리에서 하던 일을 계속하며 아들이 스스로 일어날 수 있도록 기도만 열심히 했다. 병원에 있는 아픈 아들을 한 번도 찾아가지 않았다. 이건 이들 모자간의 일종의 룰이다.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난관에 부딪히면 혼자 힘으로 일어나도록 시간을 주는 것. 당장 걱정되는 마음에 아이를 찾으면, 잠깐 위로는 되겠지만 본인이 극복해야 할 몫은 그대로 남는다는 것이다. 

장훈이는 큰사람, 나는 내 아들을 믿는다

김성애 목사가 아들 소식을 처음 듣고 했던 말은 “하나님 감사합니다.”였다. 본인의 고통을 치유하기 위해 가장 큰 아픔을 찾아서 상처를 터뜨리고 치유할 기회를 스스로 찾게 도와준 것에 대한 감사다. 분명 쉽지 않은 시간이지만, 김 목사는 아들이 스스로 이겨낼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김장훈이 보여주는 각종 퍼포먼스와 사회적인 활동들은 결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닐 것이다. 김 목사는 “장훈이와 나는 눈빛만 봐도 아는 사이다. 이 아이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떤 말을 하는지 눈만 보면 알 수 있는 사이”라고 한다. 엄마로서 지켜볼 때, 굉장히 큰 사고를 하는 아이구나 싶다가도 어린 조카와 노는 모습을 보면 영락없이 순수한 아이가 된다고 한다.

기자는 수소문 끝에 김장훈의 어머니를 찾아갔다. 마침 주말이어서 어렵지않게 그녀를 만날 수 있었다. 싸이와 화해를 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다. “잘 해결되어서 다행”이라는 기자의 말에 김 목사는 “잘 모르지만 둘 사이가 나쁜 건 아니다. 주변 사람들이 개입되면서 감정의 골이 생겨난 것으로 알고 있다. 둘의 오해는 풀릴 줄 알았다”고 했다. 이어 “환경이, 콕 집어서 언론의 환경이 점점 더 부추기는 꼴이 된 것도 같아서 마음이 아프다”는 이야기까지 전했다. 김 목사는 강인한 엄마다. 혼자 사업을 하면서 아이 셋을 키웠다. 어린 시절에는 크게 아팠고,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굉장히 말썽을 부렸던 아들 장훈을 키우면서는 나름의 강인한 내공이 생겼다. 이제 그녀는 어떤 일이 있어도 아들의 뒤에서 인내하며 지켜보는 엄마다. 아이가 넘어졌을 때, 당장 손을 잡아서 일으켜 세우기보다는 혼자 일어날 수 있는 방법을 깨달을 수 있도록 지켜봐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일흔이 훨씬 넘은 나이지만, 그녀는 아들에게 약한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다.

“이번에 다 큰 아들이 수면제를 먹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별도로 아들을 만나지 않았다. 그저 스스로 이겨낼 수 있으리라고 믿고 있다” 굳이 어떤 말로 위로하려 들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 엄마가 되는 것. 엄마는 그런 엄마고, 김장훈은 그런 아들이다.

"장훈이 뒤에 기도하는 엄마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어떤 행동을 하든 같은 자리에서 묵묵히 지켜봐주는 어머니가 있는 이상, 김장훈은 어떤 일도 잘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있는 존재로 남을 것이다.

김장훈 왜 뿔났나?
알려진 대로 두 사람은 콘서트를 함께할 정도로 막역한 선후배 사이였다. 김장훈과 싸이는 지난 2009년 9월 콘서트 기획사를 설립했다. 합동 콘서트 로 30만 관객을 불러 모으는 등 인기 브랜드 콘서트로 키워냈다. 둘의 관계가 이렇게 틀어진 것은 공연 때문이다. 김장훈은 박수받을 때 떠나야 한다며 공연을 그만하자고 했다. 최근 증권가의 '찌라시'에 두 사람의 불화설이 오르면서 급속도로 퍼졌다. 공연과 두 가지 사건 때문이다. 김장훈은 싸이가 자신의 공연을 도용했다며 불편해했고, 자신과 10여 년간 일한 공연팀이 싸이와 일한 것을 배신행위로 보고 감정이 상했다는 것이 요지다.
지난 달, 김장훈이 자신의 SNS에 '예전에 이승환 씨가 자신의 공연을 도용당했다고 불만을 토로해 난리가 난 적이 있었는데, 내가 그 입장이 되니 너무 이해가 된다.'라는 글을 올리면서 수많은 추측이 일었다. 싸이도 이 내용을 알았는지 본인의 콘서트에서 "한국 사람이 무대에서 정말 잘 논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그리고 공연을 김장훈 씨에게 배웠다. 장훈이 형에게 배운 것을 보여주고 오겠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이 함께 공연을 한 세월은 3년. 김장훈이 가르치고 싸이가 체득한 것을 단독 콘서트에서 써먹는 것일 수도 있다. 두 사람이 함께한 시간이 있기에 도용으로 보느냐 배움으로 보느냐의 논란이 있다.

공연 도용보다 심각했던 건 공연팀 문제다. 김장훈은 10년 동안 함께해온 공연팀과 결별을 했는데, 이 공연팀이 싸이와 일을 시작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고 한다. 의리를 첫 번째 덕목으로 생각하는 김장훈에겐 이 행위가 배신으로 비쳐졌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들에게 일어난 일, 극적 화해
접점이 없어 보이던 둘 사이다. 하지만 상황이 심각해지자 싸이는 병원에 입원해 있던 김장훈을 찾았고, 둘은 서로의 오해를 풀면서 훈훈한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안심을 하려는데, 김장훈이 또 뿔이 났다. 이번에는 언론 플레이를 하는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이 골자다. 위태로워 보이는 두 사람. 사건이 있은 지 일주일 만에 화해의 장이 열렸다. 두 사람의 화해는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메르세데벤츠 행사에서 있었던 싸이의 공연에 김장훈이 깜짝 출연하면서 이루어졌다.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던 싸이는 당황했지만, 두 사람은 어깨동무를 하고 함께 노래를 열창했다. 그리고 김장훈은 "내가 속이 좁아 재상이를 힘들게 해 미안했다"며 싸이에게 사과했고, "최고의 가수가 된 사랑하는 동생의 앞길을 내가 막는다는 게 가슴 아프고, 찾아오기 힘들었지만 무대 위로 찾아오면 막지 못할 것 같아서 이렇게 왔다"고 깜짝 방문에 대해 설명했다. 둘은 김장훈이 준비해온 화해의 소주로 러브샷을 나눴으며, 김장훈은 당시 빌보드 차트 2위를 달리던 싸이를 두고 "이번 주에 빌보드 차트 1위로 올라갈 거다"라며 덕담을 보냈다.

싸이는 "사실 저랑 장훈이 형은 둘 다 성격이 강성이라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자주 티격태격했는데, 이번이 가장 컸다"며 "형이 찾아와줘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둘을 모두 알고 있는 관계자들은 극적인 화해를 한 둘을 두고 가슴을 쓸어내렸다고 한다. 유튜브에 소개된 이 공연 동영상은 한때 최다 조회수를 자랑하면서 네티즌들의 관심도를 입증하기도 했다.

김장훈 앞으로의 행보는? 한국 떠나 살겠다! 중국에서 활동 예정   
소속사에 의하면 김장훈은 실제로 한국을 떠날 계획이 있다. 내년에 중국에서 활동할 예정이다. SMG(상하이미디어그룹)가 김장훈에게 공연사업부 전체 연출감독 자리를 제안했고, 현재 중국 에이전시인 한예문화 측이 SMG와 협의 중이라고 한다.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는 정중히 거절했으나, 최근 일련의 상처로 인해 당분간 한국을 떠나 활동할 계획을 세운 것이라고 한다. 김장훈은 한국 매니저와 스태프들을 동행하지 않은 채 중국에서 3년 정도 보낼 예정이다.

그는 "단순히 한국에서 스태프들을 데려가 돈벌이를 하지 않겠다"며 본인의 "노하우를 알려줘서 중국 스태프들이 외국의 힘을 빌리지 않고 독립 연출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리고 "한국을 떠나려던 것은 어쩌면 누구와의 문제도 아닌 나 개인의 문제다. 일련의 일들을 겪으면서 내 인격의 한계와 바닥을 보았고, 나 자신에게 너무 많은 실망을 했다. 또한 한국에 있으면서 건강하기에는 예기치 않은 스케줄이 너무 많이 생긴다. 지인들 및 단체들의 부탁에 의한 스케줄을 거절할 만큼 한다 해도 무리하게 활동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활동을 위해서는 계속 수면제 및 공황장애 약을 복용해야 하는데, 이제는 이성으로 제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기에 몇 년이라도 떠나서 마음을 비우고 넓어진 마음으로 돌아와 잘 살고 싶다"며 입장을 전했다.

김장훈은 내년 봄까지 한국 활동을 마무리한 뒤 미국과 중국에서 20여 개 도시를 방문하는 투어 공연을 열 예정이다. "한국을 떠나 있어도 독도와 독도를 지속적으로 돌보는 사람들에게 애정을 쏟고 관리하는 일은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과 미국 공연을 통해 새로운 공연 트렌드를 만들 것이며 자신도 있다"고 말했다. "공연과 나눔을 섞어 신개념 한국형 공연을 완성하고 오겠다"는 것이 그의 포부다.

5년 만의 새 앨범 공개 & KBS 2TV 출연 
갈등의 시절은 끝났다. 싸이는 다시 해외 활동을 위해 호주로 날아갔고, 김장훈은 병원에서 나와 5년 만에 신곡을 발표했다. 신곡은 10월 25일 각종 온라인 음악 사이트를 통해 공개되고 쇼케이스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에 공개되는 신곡 '없다'는 할리우드 스타 패리스 힐튼과 함께한 뮤직비디오 티저 영상이 공개되면서 화제가 되었다. 영화 와 등을 연출한 세계적인 특수효과팀과 3D 촬영팀 투입, 15억 원의 촬영비용 등 거대한 스케일로 기대를 모아왔다. 현재 57초가량 공개된 티저 영상에는 스포츠카를 운전하는 김장훈의 모습과 슬픈 얼굴의 패리스 힐튼의 모습이 보이며, 곧이어 차 사고로 쓰러지는 김장훈의 모습이 보인다. 뛰어난 영상미에 슬픈 가사와 멜로디가 더해져 뮤직비디오 풀 버전에 대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우울하고 분노로 가득 찬 글만 올라오던 김장훈의 SNS는 이제 새로운 앨범에 대한 이야기들로 채워지고 있다. '돈 많이 들여서 만든 작품이니 기대하라'는 희망의 멘트도 올라온다.

한편 김장훈은 KBS 2TV 에 출연한다. 싸이의 공연 표절 논란에 휩싸였던 만큼 김장훈의 입에 시청자들의 눈과 귀가 쏠려 있다. 제작진에 따르면 이번 녹화에서 김장훈은 연예계 생활뿐 아니라 인간 김장훈의 남다른 인생법을 들려줄 예정이라고 한다. 김장훈이 어떤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들려줄지, '몰래 온 손님'으로는 누가 찾아올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고 있다.

장훈이와 나는 눈빛만 봐도 아는 사이다.
이 아이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떤 말을 하는지 눈만 보면 알 수 있는 사이"라고 한다. 엄마로서 지켜볼 때, 굉장히 큰 사고를 하는 아이구나 싶다가도 어린 조카와 노는 모습을 보면 영락없이 순수한 아이가 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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