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경주 기자] 이천희는 배우였다. SBS 예능프로그램 '패밀리가 떴다'로 얻었던 '엉성천희'라는 애칭이 무색할 정도로 그는 스크린에서 진지했고 카리스마 넘쳤다.
영화 '바비'에서 돈을 위해 자신의 조카를 팔아넘기는 패륜남으로 분한 이천희는 영화 '남영동 1985'에서는 주인공 김종태(박원상 분)를 잔인하게 고문하는 김계장 역을 맡아 그간 보여주지 않았던 날선 연기를 선보였다.
지난 달 25일 개봉한 '바비'는 미국으로 입양가게 될 언니와 언니 대신 입양 가려 떼쓰는 동생 그리고 미국 양아버지가 품고 온 입양의 숨겨진 충격적 비밀을 다룬 영화. 20~30년 전 한국에서, 현재는 동남아시아 등 해외 각지에서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는 충격적인 실화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이천희는 극 중 타고난 안하무인이자 돈을 위해 자신의 조카를 강제 입양시키려는 망택으로 분해 색다른 매력을 뽐냈다. '패밀리가 떴다'에서 잘생긴 외모와 훤칠한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분위기와는 다르게 엉성함을 보였던 그였기에 스크린에서 패륜남 연기를 하는 이천희 모습은 그야말로 눈이 번뜩 뜨일만큼의 신선한 충격.
게다가 '남영동 1985'에서도 그의 엉성함은 온데간데 찾아볼 수 없다. '남영동 1985'는 故 김근태 상임고문의 수기를 바탕으로 1985년 고문으로 악명 높았던 남영동 대공본부에서 22일간 벌어진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영화 '부러진 화살' 정지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화제를 모은 작품이기도 하다.
극 중 평소에는 밝고 쾌활하지만 고문만 시작하면 악랄하게 변하는 김계장 역을 맡은 이천희는 승진에 대한 욕망, 그리고 원하는 바가 쉽사리 얻어지지 않은 데에서 오는 불만 등 복합적인 감정을 지닌 인물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묵직한 존재감을 뽐냈다.
더불어 사람을 고문하는 데에 있어서 일말의 망설임 없이 고문을 돕는 악랄한 모습으로 예능에서 만났던 순둥이 이천희의 변신을 예고해 관객들의 열띤 호응을 이끌어냈다. '남영동 1985'는 오는 22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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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비'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