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서교동 홍익대 앞 거리 한복판에 위치한 건물 외벽에 ‘여대생 마사지 6F’라고 적힌 간판이 붙어 있다.

서울 강남 일대에 밀집한 성매매업소들이 홍대·신촌 등 주변으로 퍼지고 있다. 집창촌이 사라지면서 도심 곳곳에 파고든 성매매업소들이 강남을 넘어 다른 지역까지도 침투한 것이다.

지난달 31일 오후 3시 30분쯤 직장인 양모(38)씨는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안마방에서 성매매를 하다가 적발됐다. 업소가 있는 빌딩은 홍대 유흥가 대로변에 있었는데 빌딩 입구에는 업소가 들어가 있던 6층의 입주 업체만 이름이 적혀 있지 않았다. 하지만 6층으로 올라가자 '초콜릿 여대생 마사지 6F'라고 적힌 간판이 붙어 있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양씨와 이 성매매업소 주인 박모(40)씨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마포구 서교동의 한 빌딩 6층에서 지난 13일부터 성매매업소를 차려놓고 남성들을 상대로 7만∼10만원의 돈을 받고 성매매를 알선했다. 같은 빌딩에는 편의점, 미용실, PC방 등이 있었다. 마포서 관계자는 "성매매업소는 아직 강남이 가장 많지만 다른 곳으로 점점 퍼지고 있다"며 "신촌·홍대 등 대학가 주변에도 최근 이런 업소가 30군데 이상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이 광역단속팀까지 꾸려 강남의 성매매업소를 집중 단속하자 이 업소들이 다른 도심권으로 옮겨가는 추세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송파구 방이동이나 신천 같은 유흥가뿐 아니라 구로디지털단지 등에도 성매매업소들이 모여들고 있다"며 "구로에는 회사원이 많아서 성매매업소가 많이 늘었고, 경기도 분당, 일산 등 유흥가가 많은 경기도 지역까지 퍼졌다"고 말했다.

도심에 퍼진 성매매업소는 마사지업소는 물론 오피스텔, PC방, 휴게텔 등 각종 위장법을 동원한다. 경찰청에 따르면 이런 위장·변종 업소 적발 건수는 2010년 2068건, 2011년 2932건이었고 올해 9월까지 3185건으로 매년 증가세다.

이런 업소들은 대부분 역세권이나 유흥가 대로변에 있어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주로 직장인들이 접대용이나 외근 중 1∼2시간 짬을 내서 성매매를 하기 위해 찾는다고 경찰은 전했다. 대부분 간판이 없어서 외부에선 어떤 업소인지 알기 어렵고, 안마방 간판을 거는 경우에도 안마시술소 신고를 내고 영업한다.

이렇게 대놓고 도심 한복판에서 영업해도 실제 단속은 어렵다. 경찰 관계자는 "예전에는 성매매업소 집결지가 있었는데, 이제는 업소가 도심 곳곳으로 파고들어서 현장 잡는 게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