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부모 밑에서 '입양'이란 단어는 금기어, 감히 발설할 수 없었죠. 한국어로 돼 있는 입양 서류는 알 수 없는 정보로 가득 찬 미스터리에 불과했고요. 13년 전부터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친부모를 찾았고, 드디어 작년에 '옴마(omma·엄마)'를 만났어요. 한국에 와 보기 전 냈던 첫 시집 '종이 전시장(Paper Pavilion)'은 한국을 상상만 하며 썼기 때문에 가족과 잃어버린 기억에 대한 아쉬움이 사무쳐 있는 작품입니다."
31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의 한 레스토랑. '2012 서울작가축제'에 참석한 시인 제니퍼 권 답스(Dobbs· 36)가 조심스레 자기 얘기를 꺼냈다. 한국문학번역원(원장 김성곤)이 2006년부터 2년에 한 번씩 열고 있는 서울작가축제는 국경을 넘어선 문학적 상상력을 확인하는 자리. 올해 주제는 '현실+상상'이다. 국내 작가로는 '어떤 작위의 세계'(문학과지성사)로 동인문학상 등 올해 문학상 3관왕에 오른 소설가 정영문을 비롯해 김유진·김태용·윤이형·최제훈씨, 시인 김기택·김이듬·심보선·진은영·최정례씨, 해외 작가로는 소설가 장 필립 뚜생(벨기에)·필립 베송(프랑스)·우팃 해마물(태국)·야콥 하인(독일)·레온 플라센시아 뇰(멕시코)씨, 시인 답스·페이 치앵·요한 고란슨(이상 미국)·아이비 알바레즈(영국)·케이 스리라타(인도)씨가 참여했다.
권세훈 번역원 해외사업본부장은 "참가 작가들이 끈끈한 우정을 쌓을 수 있게 국내 작가가 만나보고 싶어하는 해외 작가를 우선 섭외했다"고 했다. 참여 작가들은 1일과 2일 오후 7시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에서 작가들끼리 짝을 이뤄 작품을 읽는 낭독회를 열 예정이다. 참가 신청은 예스24 홈페이지(www.yes24.co.kr). (02)6919-77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