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관련 자료사진.

814만분의 1의 확률을 뚫은 사나이. 지난 27일 517회차 로또 1등에 당첨된 40대 A씨는 30일 자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로또를 사기) 일주일쯤 전부터 과거 교통사고를 당하는 순간의 악몽을 자주 꿨다”고 말했다.

A씨는 당첨된 순간의 기분을 묻자 “말로 표현하지 못할 만큼 기뻤다. 상기된 얼굴로 옆방에 있던 아내에게 이 사실을 알리자 막 소리를 질러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면서 “베란다에 나와 둥근 달을 보며 담배 한 대를 피워 물고 나에게도 이런 행운이 오는구나 싶어 혼자 웃었다”고 말했다.

A씨는 당첨금을 수령했을 때의 기분에 대해선 “사실 당첨금을 받으러 오기 전 걱정이 많았다. 항간의 소문으로 농협 본사 앞에 깡패들이 진을 치고 기다린다는 이야기도 있었고”라고 했다.

충청도에 산다는 A씨는 지난주 당첨 확인 후 주말 내내 밤잠을 설치다가 29일 오전 당첨금 수령을 위해 서울행 기차를 탔다고 했다. A씨는 “마음이 급해서인지 서울역에 내려 차도 안 타고 바로 서대문에 있는 농협 본사로 걸어서 찾아갔다”고 말했다.

A씨는 “은행에서 받은 거래명세확인서에 당첨금이 정확히 26억5905만7725원이 찍혀 있었다”면서 “세금을 제외하고 내 통장에 18억원이 꽂히자 그제야 실감이 났고 마음이 홀가분 해졌다”고 말했다.

평범한 직장인이던 A씨는 몇해 전 교통사고를 당해 크게 다치면서 제대로 된 생계활동을 하지 못했다. 현재 A씨는 모 회사 계약직으로 근무 중이다. A씨는 빚부터 갚고 평생 편안하게 살 집을 한 채 사고 싶다고 했다.

A씨는 아내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A씨는 “오랜 시간 병상에 누워있는 동안에도 묵묵히 곁을 지켜준 아내를 위해 남은 인생을 살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로또 1등 당첨 사실은 아내 외에는 아무도 모른다고 했다.

A씨는 지난 1년간 로또를 꾸준히 사왔다고 한다. 1주일에 2만원씩 모두 수동으로 구매했으며 인터넷을 통해 로또 번호를 연구하기도 했다. A씨는 1년간 4등에 1번, 5등에 서너번 당첨됐다. 이번에 당첨된 로또는 추첨 일 오후 평소 가지 않던 편의점에서 구매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