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까지만 해도 흔하디흔한 제주의 집 형태였던 초가(草家). 제주의 초가 풍경이 이제는 그림이나 사진 속에서나 볼 수 있는 귀한 존재가 돼버렸다. 봄이면 노란 유채와 한폭의 수채화를 완성하고 겨울이면 흰 눈을 덮어 버섯지붕처럼 포근함을 주던 황토빛 초가. 그 초가의 가치를 되짚어보는 전시가 열린다.
지난 7월 산지천 분수대에서 칠성로로 들어서는 입구에 문을 연 비아아트 대동호텔 아트센터(관장 박은희)가 오는 11월 1일부터 '초가는 바로 제주의 아이콘입니다'라는 이름으로 그림·사진전을 마련했다.
이 전시는 고(故) 임석제·임인식과 임정의 3대 사진작가의 사진 작품과 제주를 대표하는 서양화가로 제주 곳곳의 초가를 고집스럽게 그린 故 김택화 화백의 그림 작품을 한자리에서 소개한다.
김택화 화가의 산방산 아래 눈 덮인 초가 마을, 사진계의 거목으로 손꼽히는 임석제가 기록한 물허벅을 지고 초가집 앞을 지나는 어린 소녀, 임인식이 담아낸 초가와 나무 옆에 서 있는 어린 소년, 임정의가 포착한 한림 해안가 초가 마을에서 과연 무엇이 시대를 뛰어넘어 후대까지 이어갈 가치인지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전시는 내년 2월 16일까지 이어진다. 관람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 관람료는 무료다. 문의는 비아아트 대동호텔 아트센터 723-2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