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서울시청 구청사 외벽 중앙에 새로 설치된 대형 시계<사진>가 천덕꾸러기 신세가 된 옛 청사의 볼거리로 등장했다. 진청색 원판에 가장자리를 주황색으로 장식하고 흰색 시침과 숫자판을 달아 우중충하던 건물이 환해졌다. 2003년에 교체돼 10년간 서울시민에게 현재시각을 알려주던 흰색 바탕의 '스와치' 시계가 바뀐 사연은 이렇다. "구청사를 도서관으로 정비하면서 시계 상태를 점검 보니 여기저기 손볼 데가 많았지요. 스와치 측에 수리를 의뢰했는데 난색을 표하더군요." 서울시청 오형철 총무과장 얘기다.
스와치를 대신해 구청사, 아니 서울도서관의 상징이 된 새 시계는 국내 중소기업인 '로만손' 제품이다. 스와치 시계가 고장 났다는 소식에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왕이면 국산이 좋지 않겠느냐"며 제작 의사를 밝혀 왔다. 로만손이 3개월에 걸쳐 제작한 시계의 지름은 2m70. "신문고의 형상의 원형틀에, 백의민족을 상징하는 흰색과 단청색을 조화시켰다"는 게 로만손 측 설명이다. 제작비는 5000만원. 다음 주부터는 LED 조명판을 통해 야간에도 시계를 볼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