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로또 2등에 당첨된 사람들이 3등 당첨자들보다 적은 당첨금인 5만7100엔(약 79만원) 밖에 받지 못하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졌다.

20일 일본 현지 매체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6일 발표된 제691회 일본 로또 2등의 당첨번호는 ‘4, 7, 8, 15, 16, 42’와 보너스번호 ‘23’이었다. 평소 같았다면 당첨금만 2000만엔(약 2억7000만원) 수준은 받게 된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2등 당첨자가 3470명이나 되는 까닭에 당첨금이 5만7100엔(약 79만원)으로 추락한 것이다. 오히려 3등 당첨자인 702명은 2등 당첨금보다 많은 33만8700엔(약 470만원)을 받게 됐다. 1등은 모두 3명으로 각각 1억2413만1500엔(약 18억 6000만원)을 받았다.

비밀은 당첨번호에 있었다.

일본에서도 인기있는 미국의 인기 드라마 ‘로스트(LOST)’에선 등장인물 중 한명인 헐리가 숫자 ‘4, 8, 15, 16, 23, 42’로 로또에 당첨돼 백만장자가 된다. 일본 로또 2등 당첨번호와 ‘7’을 제외하고 정확히 일치한다.

이후 헐리가 수많은 불행을 겪으면서 이 숫자들은 ‘저주의 숫자’로 불리게 됐지만, 일본에선 평소 이 숫자로 꾸준히 로또를 사온 이들이 많았다고 한다. 사람들은 평소처럼 ‘로스트’에 나오는 번호대로 로또를 샀지만, 마침 이 번호가 2등으로 당첨되면서 당첨자 수가 급증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 같은 ‘황당 사연’이 알려지자 네티즌은 “그래도 79만원이면 횡재한 거 아닌가”, “역시 말 그대로 저주의 숫자다”, “3등보다 적다니, 좀 심했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