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축구의 중심이 스페인으로 통한 지는 오래다. 스페인 국가대표팀은 유로 2008과 2010 남아공월드컵, 유로 2012를 연속 제패했다. 스페인 대표팀의 주축 선수가 대거 포진한 FC바르셀로나는 2009년과 2011년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그런 스페인 축구가 한국의 유망주에게 눈을 돌리고 있다. '라 마시아(스페인어로 농장이라는 뜻)'로 불리는 FC바르셀로나의 유소년 시스템에선 이미 세 명의 한국인 축구 꿈나무가 활약 중이다. 지난해 바르셀로나와 5년 계약을 맺은 백승호가 15세 선수들이 뛰는 카데테(Cadete) A에 있고, 지난달 이탈리아에서 열린 유소년 대회에서 득점왕과 MVP를 석권한 스트라이커 이승우와 측면 미드필더 장결희는 14세 팀인 카데테 B에서 뛴다. 이들은 리오넬 메시와 이니에스타, 사비 등이 거쳐 간 길을 따라 밟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바르셀로나 15세 이하 유소년 팀엔 매년 6~7명의 아프리카 출신 선수가 있었지만 최근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선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백승호·이승우·장결희의 바르셀로나 입단을 도운 스포츠 매니지먼트사 베네스포츠의 정남시 대표는 "아프리카 선수들은 유리한 신체 조건을 앞세워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다가 15세 전후로 정체되는 경우가 많다"며 "반면 한국 선수들은 특유의 성실성과 축구 센스 등에서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바르셀로나 외에도 한국의 많은 유소년 선수가 스페인 유명 클럽에 몸담고 있다. 바야돌리드의 김재민(15)과 심성호(14), 데포르티보의 구본혁(14), 비야레알의 안준혁(13) 등도 대형 스타를 꿈꾸는 재목들이다.

스페인 명문 클럽이 앞다퉈 한국 선수 영입에 나서는 상황에서 FC바르셀로나의 지역 라이벌인 RCD 에스파뇰도 본격적인 한국 유망주 찾기에 나섰다. 1900년 창단해 '코파 델 레이(FA컵)'를 4회 우승한 명문 에스파뇰은 12월 17일부터 1주일간 한국 선수들을 대상으로 바르셀로나에서 선발 테스트를 실시한다. 12·14 ·20세 이하로 나눠 열리는 테스트는 에스파뇰 고유의 훈련 프로그램과 친선경기 등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자세한 문의와 신청은 베네스포츠(02-725-5513)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