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균 전 청와대 외교안보정책비서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과 관련된 2007년 남북 정상회담의 대화 내용을 우리 측 배석자가 직접 녹음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중앙일보가 18일 보도했다.

신문은 당시 회담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회담에 배석했던 조명균(사진) 청와대 외교안보정책비서관이 휴대용 디지털 녹음기로 노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단독회담 발언을 모두 담았다"고 전했다.

조 비서관이 녹음한 파일은 녹취 형태의 대화록과 함께 국가정보원에 넘겨진 것으로 전해졌다. 대화록은 김만복 당시 국정원장과 조 비서관이 각각 메모한 내용과 녹음파일을 참고해 만들어졌다. 김 전 원장의 메모수첩도 국정원에 함께 제출됐다고 한다.

신문에 따르면 정상회담 당시 조 비서관이 노 대통령 뒤편 배석자 자리에 앉았고, 노 대통령을 중심으로 권오규 경제부총리, 이재정 통일부 장관, 김 원장,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이 회담 테이블에 앉았다. 북측에선 김정일 옆에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만 앉았고 기록을 위한 배석자는 없었다.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은 "당시 두 정상의 대화는 북한 측에서 녹음을 했고 이 녹취와 우리측 기록을 토대로 만들어진 대화록을 봤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김만복 원장의 수행비서가 회담장에 녹음기를 가지고 들어가려다 북측에 제지당했는데, 이게 조 비서관이 녹음기를 반입하지 못한 것으로 잘못 설명돼 생긴 혼선"이라고 전했다. 이 때문에 노 전 대통령의 발언뿐 아니라 회담록의 존재 자체를 놓고 논란이 이어져 왔다.

신문은 "이명박 대통령이 2009년 2~3월께 국정원에 보관된 대화록을 보고받았고, 정문헌 의원도 이것을 본 듯하다"고 여권 핵심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