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터(curator)는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찾는 관람객을 위해 전시를 기획하는 한편, 작품이나 유물에 대한 수집·관리·연구 업무를 담당하는 직업이다. 물론 이 중 핵심은 전시 기획 업무다. 다시 말해 참신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전시 기획력이 곧 큐레이터의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큐레이터는 관람객의 욕구나 사회 트렌드를 반영해 전시회의 주제를 정하고 섭외 가능한 작가와 작품 규모, 예상 수입과 소요 예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전시를 기획한다. 제시된 아이디어는 동료 큐레이터들과의 수 차례 토론을 통해 발전하게 된다. 전시 기획을 실현시키기 위해 큐레이터가 하는 일은 실로 다양하다. △전시 주제를 잘 드러낼 수 있는 작가와 작품(유물)을 찾고 해당 작가를 방문해 전시 참여 유도하기 △전시회 콘셉트에 맞는 인테리어 연출하기 △작품 운반·설치·진열 등의 작업을 책임지고 진행하기 △전시품 대여 자금 관리하기 △작품 이동 시 파손에 대비해 보험 가입하기 △관람객용 리플릿 제작하기 등이 대표적이다. 이 때문에 큐레이터는 인테리어·운송·보험 등 다방면의 전문가와 협력해야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오프닝 행사 또한 중요하다. 전시회의 시작을 알리고 기획 의도와 내용을 소개하며 도움 준 작가와 귀빈, 관람객을 초청해 감사 메시지를 전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이 밖에 소장품 관리, 작품(작가) 발굴용 조사·연구, 작품 판매, 도록(圖錄) 발간, 관람객·도슨트(전시 해결사) 대상 교육 프로그램 개발 등도 큐레이터의 업무 영역에 해당한다.
큐레이터는 주로 (국공립·사립·대학)박물관과 미술관을 비롯해 사설 갤러리 등에서 근무한다. 대개는 '관련 전공자'로 응시 자격을 제한, 채용하므로 대학(학부 또는 대학원)에서 미술사학·예술학·민속학·회화 등을 전공하는 게 유리하다. 최근엔 대학에 '큐레이터학과'가 생기는가 하면 대학원 과정에도 예술기획 전공, 예술경영학과, 박물관학과, 미술관학과 등이 개설되는 등 전문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크게 늘었다. 비교적 임금이 높고 대우가 좋은 국공립 미술관과 박물관은 주로 시험을 통해 직원을 공개적으로 채용한다.
관련 자격증(학예사)이 있긴 하지만 실제 채용 과정에선 자격 유무보다 전공과 이전 경력을 중시한다. 따라서 큐레이터로 일하고 싶다면 인턴십이나 학예 분야 자원봉사, 계약직 등의 경험을 쌓아두는 게 좋다. 외국어 능력도 중요하다. 해외 박물관이나 미술관 관계자, 외국 작가 등과 일할 기회가 많을 뿐 아니라 해외 자료를 살펴야 하는 경우도 잦기 때문. 영어를 기본으로 하되, 기타 외국어를 한두 개 익혀두면 더욱 좋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등록된 박물관과 미술관 수는 박물관 655개, 미술관 145개 등 800개소에 이른다.(2010년 말 기준) 문화가 '고부가가치 창출 상품'으로 여겨지면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일제히 나서 관련 투자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큐레이터가 근무할 수 있는 장소 역시 점차 늘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큐레이터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교육기관 역시 점차 늘고 있는 추세이므로 보수와 근무 여건이 좋은 곳으로 진출하기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