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시 마산세관 직원 62명이 "자녀 결혼식을 세관 시설에서 검소하게 치르고 친척·지인들에게도 적극 권유하겠다"며 16일 본지와 여성가족부가 펼치는 '1000명의 작은 결혼식 릴레이 약속' 캠페인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마산만(灣)과 마창대교, 돝섬이 보이는 3300㎡(약 1000평) 크기의 청사 정원과 55석 규모의 강당, 구내식당도 다음 달부터 결혼식장으로 개방할 예정이다. 세관장이 주례를 서고 직원이 사진 촬영도 해줄 계획이다.
1899년 문을 연 마산세관은 경남 창원·마산·진해 등의 수출입 통관 업무를 담당하는 곳이다. 마산자유무역지역도 관할한다. 국내에 유통되는 바나나와 파인애플의 절반이 이곳으로 수입된다.
한성일(53) 세관장은 "회사원인 아들(26)과 딸(24)도 당당하게 세관에서 결혼시키겠다"며 "다만 업무와 관련된 업체엔 (결혼식을)비밀로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얼마 전에 한 고위 공직자 자녀의 결혼식장에 갔어요. 서울의 한 특1급 호텔이었는데 축의금을 내려는 줄이 구불구불 50m 넘게 이어졌어요. 얼굴을 보니 대부분이 관련 업체 사장이었어요. 같은 공직자로서 부끄러웠어요."
1980년 공직에 입문한 한 세관장은 85년 서울 종로의 한 예식장에서 무역회사 직원이던 부인과 결혼했다. 입던 양복을 입었고 하객들에겐 설렁탕을 대접했다. 그는 "당시엔 세관 직원이 허름하게 결혼한다고 오히려 욕하는 사람도 많았다"고 했다.
"공직자가 무슨 돈이 있습니까? 사돈이 아무리 부자(富者)라도 '제가 공직자라서 (호화 결혼은) 안 됩니다' 하고 말해야 합니다. 오히려 사돈도 '우리 사돈네는 검소한 공직자 집안'이라며 자부심을 느끼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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