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노동자와 함께 공산혁명을 성공시킨 마오쩌둥(毛澤東) 전 중국 국가 주석의 외손주 사위는 억만장자였다. 마오 전 주석의 유일한 외손녀인 쿵둥메이(孔東梅·40)가 중국 금융계의 거부인 천둥성(陳東昇·55) 타이캉(泰康)생명보험 회장과 결혼했다.

홍콩 대공보(大公報)는 14일 "천 회장이 지난해 본부인인 루양(陸昻)과 이혼하면서 두 사람이 지난해 결혼식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대공보는 집안 인사를 인용, "결혼식이 베이징에 있는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열렸으며, 마오 집안 사람들이 대거 참석했다"고 전했다. 결혼식은 지난해 12월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마오쩌둥(毛澤東) 전 중국 국가주석의 외손녀 쿵둥메이(孔東梅·왼쪽). 그는 지난해 말 중국 금융계의 거부 천둥성(陳東昇·오른쪽) 타이캉(泰康)생명보험 회장과 결혼했다고 홍콩 언론이 보도했다.

결혼식은 늦었지만 두 사람은 지난 16년 동안 사실혼 관계였다. 쿵둥메이는 1996년 베이징 항공항천대를 졸업하고 천둥성 회장과 함께 타이캉생명보험을 공동으로 창업했다. 이때 15세 연상인 천 회장과 연인 관계가 됐다. 이후 동거하면서 자녀 3명을 낳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당시 천 회장은 이미 루양과 결혼한 상태여서 결혼식은 올리지 못한 상태로 살았다.

쿵둥메이의 어머니는 마오쩌둥과 두 번째 부인 허즈전(賀子珍) 사이에 태어난 리민(李敏)이다. 마오 전 주석은 1927년 장시(江西)성 징강산(井岡山)에서 허즈전을 만나 3남3녀를 낳았지만, 이 중 리민만이 유일하게 생존했다. 리민은 부모 사이가 멀어진 지난 1940년 네 살의 나이로 어머니 허즈전과 함께 러시아로 떠나 7년간 생활하고 돌아왔다. 이후 베이징사범대학에 다니면서 콩총저우(孔從洲) 포병부사령관의 아들인 쿵링화(孔令華)와 결혼해 1남1녀를 낳았다. 이 중 둘째가 쿵둥메이이다.

쿵둥메이는 1999년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으로 유학을 떠나 국제 미디어 연구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01년 2년 만에 베이징으로 돌아온 뒤에는 외할아버지인 마오 전 주석 관련 서적과 기념품 등을 만드는 회사를 차려 운영해왔다. 마오 전 주석과 관련된 회고록을 내기도 했다.

쿵둥메이 부부는 결혼 이후 공식석상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마오 전 주석의 고향인 후난(湖南)성 샤오산(韶山)을 방문했다. 또 이달 초에는 어머니 리민과 함께 할머니 허즈전의 고향인 장시성 지안(吉安)과 징강산 등을 둘러보기도 했다. 이때 왕핑(王萍) 지안시 당서기 등 현지 관리들이 대거 영접을 나왔다고 현지의 징강산보가 전했다. 천 회장은 지안시 일대의 혁명 유적지 보존을 위해 1000만위안(약 18억원)을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천 회장이 이끌고 있는 타이캉생명보험은 천 회장과 부인 쿵둥메이가 1996년 16개 중국 국유기업의 투자를 받아 공동으로 설립한 회사로, 중국 내 5대 생명보험회사 중 하나이다. 지난해 말 현재 총자산이 3500억위안(약 63조원)에 이르며, 천 회장의 개인 재산도 우리 돈으로 1조원을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대를 졸업한 그는 지난해 120주년을 맞은 우한대에 1억위안(약 180억원)을 기부해 중국 내에서 화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