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에서 제주로 환승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무사증(無査證) 입국이 허용되는 국제선 환승 시스템이 이르면 이달 말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될 전망이다.

7일 제주도와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국토해양부는 법무부와 기획재정부, 외교통상부, 문화체육관광부, 지식경제부, 보건복지부 등 관계 부처와 협의를 통해 인천공항 환승 승객의 제주 무사증 입국을 허용하는 내용의 국제선 환승 시스템을 시행키로 했다.

이에 따라 인천~제주 간 국제선 환승 전용 내항기가 운항되며 출입국 때 시행하는 세관검사, 출입국 심사, 검역 업무 등 이른바 CIQ 수속을 제주국제공항에서 실시할 예정이다.

환승 전용 내항기는 국내선(제주~인천)을 오가지만, 국제선이나 다름없다. 이에 따라 그동안 인천공항에 입국 수속을 받고, 다시 김포공항으로 이동해 제주로 오는 불편이 줄어들게 된다. 지난 4월 부산~인천 노선에 환승 전용 내항기가 첫 운항을 시작한 이후 두 번째 시도다.

또 인천공항에서 제주로 갈아타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무비자 입국도 허용된다. 무비자 확대는 중국인 관광객이 직항편으로 제주에 오면 비자 없이 입국이 가능하지만, 인천공항을 경유하면 비자를 갖고 입국허가를 받아야 하는 불편을 없애는 조치다.

제주도는 환승 시스템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참여 항공사의 국내외 스케줄 전체에 대한 수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르면 동계 운항스케줄이 시작되는 이달 말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법무부도 인천공항을 통해 제주로 가려는 중국인 관광객 등을 관리하는 '환승관광외국인 안전가이드' 운영단체를 모집해 이달 29일부터 시범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환승 시스템이 시행될 경우 제주관광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제주도의 사전 조사 결과, 현재 세계 186개 도시에서 인천공항으로 국제선이 운항하고 있어 이곳에 대한 무비자 관광 마케팅을 본격적으로 시행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제주와 직항노선이 없고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중국과 동남아 지역 관광객들을 인천을 경유해 제주로 직접 유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중국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기업체 인센티브단 유치도 한결 수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오정훈 제주도 관광정책과장은 "중국과 제주 간 직항편이 모자라 상당수의 중국인 관광객은 인천공항을 경유해 제주를 찾고 있다"며 "국제선 환승기가 운항하면 관광객 유치에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