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남원 기자] '도둑들' 1320만명 역대 최다관객 신기록, 한국영화 관객 점유율 70%선 돌파, 그리고 '광해, 왕이 된 남자'가 또다시 천만관객 코 앞...올해 한국영화가 미쳤다.
연초 '범죄와의 전쟁'을 시작으로 '내 아내의 모든 것' '연가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등 400만, 500만을 훌쩍 넘는 흥행작들이 쉬지않고 이어지는 가운데 하늘이 점지해야 가능하다는 천만관객 영화가 한 해에 두 편이상 탄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병헌 주연의 '광해'는 7일(일) 개봉 25일 만에 800만 관객(배급사 집계)을 돌파했다. 역대 사극 흥행 1위인 이준익 감독의 '왕의 남자'가 개봉 39일 만에 800만 관객을 넘었고 최종 1,230만 관객을 기록했던 것에 비교하면 놀랍게 빠른 흥행 스피드다.
올해 개봉작 중에서는 외화와 한국영화 통틀어 두 번째로 800만 고지를 정복하면서 707만 관객을 동원한 '어벤져스'를 추월, '도둑들'에 이어 2위 자리에 올랐다. 많게는 수 천억원 제작비를 들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군단이 100억원대 한국형 대작들에게 밀려 오금을 못피는 형국이다.
한국영화의 흥행 초강세가 다양한 장르의 개성 있는 영화들로 연달아 터졌다는 사실은 주목할만하다. 한 두편 영화가 시장을 주도하는 게 아니라 초대박부터 대박, 그리고 중박까지 손익분기점을 넘어 이익을 내는 작품들을 쏟아내는 지금의 국내 극장가 분위기는 관객 저변 확대와 더불어 할리우드 거대 자본에 맞서는 한국영화의 밝은 미래를 열었다는 평가다.
'광해, 왕이 된 남자'는 조선 광해군 8년, 독살 위기에 놓인 왕 광해를 대신해 왕 노릇을 하게 된 천민 하선이 왕의 대역을 맡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로 탄탄한 연기력의 이병헌을 비롯해 류승룡, 한효주 등 충무로 톱배우들의 열연이 단연 돋보인다.
특히 생애 첫 사극에서 1인2역을 맡아 본격 코미디에 도전한 이병헌의 연기력은 압권이다. 신경질적 카리스마(광해)와 익살(광대 하선), 그리고 왕의 대역으로서 인간 본연의 갈등을 시작하는 고뇌(왕의 대역 하선)를 한 몸으로 표현하는 그의 3단 변신은 '광해' 최고의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허균 역의 류승룡도 명불허전의 명연기를 선보였다. 그가 근엄한 표정으로 광대 하선과 주고받는 리액션들은 이병헌의 연기에서 폭소가 터져나오게 된 밑거름이다. 덕분에 이병헌과 류승룡은 차례로 '광해'를 통해
개인 필모그래피 중 최고의 스코어를 기록하는 기쁨을 맛봤고 이제 천만을 향해 거침없이 달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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