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상까다, 행쇼, 쩌리, 현질….’
이 단어 중 그 뜻을 한 개도 알 수 없다면 10대 청소년과의 대화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청소년들의 은어 사용 빈도가 늘고 그 종류도 다양해지면서 청소년들이 표준어와 은어를 헷갈리는 수준에까지 이르렀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청소년들이 쓰는 은어와 비속어의 의미를 설명해주기 위해 휴대전화 어플까지 등장했다.
YTN이 서울의 한 고등학교 학급을 찾아 “본인이 쓰는 은어·비속어가 표준어인지 아닌지 구별할 수 있는 학생 손들어 보라”고 하자 38명 중 손든 학생은 6명뿐이었다.
위에 나온 단어 중 ‘행쇼’는 ‘행복하십쇼’의 첫과 끝만 딴 줄임말이다. 최근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 출연한 아이돌 그룹 빅뱅의 멤머 지드래곤(본명 권지용)이 소개해 포털사이트 인기검색어에 오르기도 했다. ‘노상까다’는 ‘길에서 돈을 빼앗는다’는 뜻의 은어다. ‘현질’은 다른 인터넷 게이머에게 직접 또는 중개 사이트를 통해 현금을 주고 게임 아이템이나 게임머니 등을 사는 행위를 가리킨다. ‘쩌리’는 ‘겉절이’에서 나온 말로 MBC ‘무한도전’에서 개그맨 박명수가 정준하를 ‘하찮고 보잘 것 없다’며 비하하는 뜻으로 부르면서 사용되기 시작했다.
10대의 말은 이처럼 주로 단어를 극단적으로 줄이거나, 짧은 단어들이 조악하게 합쳐져 만들어진다.
김세중 국립국어원 공공언어지원단 단장은 “비속어와 표준어의 차이, 또 품격있는 언어를 썼을 때에 어떤 이점이 있는지 등을 교육할 필요가 있다”면서 “그 또래가 스스로 자발적으로 언어습관을 바꿔갈 때 효과가 제일 큰 만큼 또래 활동을 지원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