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영화에 등장하는 갱들이 권총을 쏠 때 사격 선수들의 폼과 달리 총을 옆으로 눕혀 조준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한 때 우리나라의 첩보 드라마에서도 여자 주인공이 이렇게 권총을 옆으로 눕혀 조준하는 자세를 선보여 "현실감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권총을 옆으로 기울여 조준하는 배우들의 모습은 어딘가 더 멋있어 보이긴 하지만, 실제로 총을 눕히는 자세가 효과가 있을까? 영화 속 갱들은 왜 총을 눕히는 걸까?
미국판 '지식인' 서비스인 '쿼라(quora)'에 올라온 이런 질문에 미 해병대 권총 사격 교관이자 이라크전 참전 용사 출신인 존 데이비스가 명쾌한 답변을 내놨다.
정확한 사격을 위해서는 총기를 표적지에 맞춰 정확히 정렬시켜야 한다. 권총의 경우 가늠쇠와 가늠자를 같은 높이로 놓으면서 조준점을 맞추게 돼 있다.
그러나 권총을 들고 가까운 거리에서 서로 대적하는 갱들의 경우 이렇게 조준 사격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없다. 총을 정확히 조준하지 못하더라도 일단 빨리 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들은 애초에 가늠쇠와 가늠자를 이용한 조준 사격을 포기하고, 총신(銃身)을 표적 방향으로 향해 빠르게 쏘는 '지향사격'을 하게 된다.
지향사격은 정확한 조준을 포기하는 대신 빠르게 총을 쏠 수 있게 한다. 데이비스는 "권총을 사용하는 미 해병대원들도 실제로 이렇게 사격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사격할 때는 총기 윗부분에 달린 가늠쇠와 가늠자를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총을 반드시 바른 자세로 잡을 필요는 없다. 그러나 미 해병들은 지향사격을 할 때에도 총을 똑바로 세워서 조준하며, 갱들처럼 총을 옆으로 눕히지는 않는다.
데이비스에 따르면 지향사격을 한다고 총을 옆으로 기울여 쏠 만한 이유는 없다. 그는 "총을 옆으로 눕히면 위아래나 좌우로 총이 흔들리는 것을 확인할 방법이 없다. 정확한 사격을 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갱들처럼 총을 옆으로 눕히는 사격은 실제로 좋은 방법은 아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