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츠의 효능을 보여 주는 실험 장면. 호수에서 뿜어져 나온 물줄기가 센츠를 만나 부드럽게 뒤로 넘어가는 현상을 볼수 있다.

태풍이나 돌풍을 동반한 비가 내리면 우산이 무용지물이 되기 일쑤다. 우산이 강풍에 뒤집히면서 강한 빗줄기에 옷과 몸이 그대로 노출된다.
그런데 시속 112km의 바람에도 끄떡없는 우산 '센츠(Senz)'가 개발됐다고 영국 데일리메일이 2일 전했다.

네덜란드의 한 공대에 재학 중인 거윈 후겐두른이 개발한 이 우산의 비밀은 강한 바람을 견디는 튼튼한 소재에 있지 않다. '센츠'는 바람에 맞서기보다는 바람을 부드럽게 뒤로 보내는 유선형 디자인을 채택해 사용자를 강풍에서 보호한다.
마치 강풍에 높다란 소나무는 뿌리째 뽑히기도 하지만, 억새는 강풍에 휘둘릴 뿐, 뿌리가 뽑히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이다.

'센츠'를 펴면 앞쪽은 짧고 뒤쪽은 길게 늘어져 있는 모습을 본다. 통상 비바람을 동반한 강풍이 앞에서 불면 머리를 앞쪽으로 숙인 채 걷게 된다. 이때 '센츠'를 쓰면 바람이 뒤쪽으로 길게 늘어진 우산의 형태를 타고 넘어가게 된다. 바람에 맞서는 사이클 선수의 헬멧의 유선형 모양과 같은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사이클 선수의 헬멧 역시 이마 쪽은 짧게 깎여 있고 뒤통수 쪽은 길게 늘어져 바람에 맞서기보다는 바람을 뒤로 내보내는 데 주력한다. 사이클 선수의 헬멧은 이런 방식으로 바람과의 마찰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센츠' 품질 실험 영상.

후겐두른은 ‘센츠’의 품질을 실험으로도 입증했다. 시속 17km의 바람에도 일반 우산은 뒤집힌다. 하지만 ‘센츠’는 시속 112km의 바람에도 끄떡없이 안전하게 사용자를 감싼다.

후겐두른은 ‘센츠’의 효과를 국제학술지 '응용인체공학(Applied Ergonomics)'에 발표해 학계의 검증도 받았다. 후겐두른은 집에서 할머니의 재봉틀 등으로 시제품을 만들었고 이를 대량 양산해 시장에서 20파운드(3만5000원)에 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