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소천한 충현교회 김창인 원로목사.

한국 개신교의 대표적 대형교회 가운데 하나인 서울 역삼동 충현교회를 설립한 김창인(96) 원로목사가 2일 새벽 3시 50분 소천(召天)했다. 빈소는 서울 아산병원 25호실.

김 목사는 1997년 아들 김성관(70) 목사에게 교회를 물려줬으나, 지난 6월 ‘세습’ 15년 만에 “아들을 무리하게 담임 목사로 세운 것은 일생일대의 실수”라고 참회해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평북 의주 출신으로 일제강점기 신사참배에 반대하다 옥고를 치른 김창인 목사는 광복 뒤인 1948년 공산정권의 탄압을 피해 월남, 1953년 서울에 충현교회를 세운다. 교회는 충무로(1953~1984)를 거쳐 1984년 서울 역삼동으로 이전했고, 폭발적인 부흥을 거듭하며 강남 한복판에 화려한 고딕양식의 석조건물을 지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야당 의원일 때부터 다녔고, 현직 대통령일 때도 장로였던 교회다.

김 목사는 찬양과 말씀이 어우러진 독특한 설교로 한국 교회에 큰 영향력을 끼쳤던 명설교가이기도 했다. 장애인 선교단체인 밀알선교단 설립에 일조하며 장애인 선교와 복지사업에도 큰 획을 그었다.

하지만 1987년 은퇴 뒤, 우여곡절 끝에 1997년 아들을 후임으로 세우면서 교계와 사회의 비난을 받았다. 충현교회는 이후 ‘한국 대형교회 세습 1호’로 불렸다.

장례는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총회장(葬)으로 치러진다. 유족으로 부인 박명식씨와 자녀 성관·영신·혜신·성호씨가 있다. 발인은 6일 오전 9시. (02)3010-22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