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 5부리그 남자 축구팀을 맡은 티아나 넴치치.

크로아티아의 한 남자 축구팀 지휘봉을 패션모델 출신의 미모의 여성이 맡아 화제가 되고 있다. 프로 무대에서 남자 클럽의 감독을 여자가 맡은 건 크로아티아는 물론 전 세계 축구 사상 흔치 않은 일이다.

2일(한국시각) AP 통신 등 외신은 최근 크로아티아 5부리그 축구팀인 NK 빅토리야 보야코바치의 감독을 맡게 된 전(前) 크로아티아 여자 축구대표팀 선수이자 패션모델인 티아나 넴치치(24·Nemcic)를 집중 조명했다.

10년간 크로아티아 프로팀인 디나모 자그레브에서 활약했으며 축구 대표로 선발된 경력도 지니고 있다. 미모도 뛰어나 지난 2008년에는 ‘크로아티아 미스 스포츠’ 최종 15인에 선발되기도 했으며, 각종 모델 활동도 겸하고 있었다. 이번 7월에 대학을 졸업하면서 코치로 나서기 위해 정규 코치 과정도 수료했다.

선수들을 훈련시키는 모습(맨 왼쪽이 넴치치). 강하고 진지하게 가르친다고 했다.

감독으로서 그녀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한 NK빅토리야 보야코바치 측은 지난 9월 26일부터 그녀를 감독으로 전격 채용했다. 넴치치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감독이 되기 위해 정식 과정도 다 밟았는데 그것이 남자팀이냐 여자팀이냐 해서 특별히 남다를 건 없다고 생각한다”며 “남자들이 미처 보지 못했던 단점을 세심하게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금발의 긴 머리에 세련되고 섹시한 모습이지만 그라운드에서 나서면 여느 감독보다 더 강인하다는 것이 선수들의 전언이다. 한 선수는 “감독님이 팀원이 정신이 번쩍 들 만큼 호통도 잘 치고 엄격하고 카리스마 있게 조율을 잘한다”며 “선수들이 감독님 말씀을 잘 듣는다”고 말했다. 또 한 선수는 “훈련할 때 집중이 잘 되게 하고 진지하다”고 말했다. 이 팀은 이번 시즌 1승1무1패로 16팀 중 8위를 달리는 팀. 넴치치는 중간 정도의 성적을 좀 더 올리는 것이 목표다.

넴치치는 팀원들에게 “나는 감독으로서 팀의 전술을 짜는 모든 자율과 권한을 가지고 있다”며 “내 말만 잘 들으면 당신들은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며 선수들을 추슬렀다.

넴치치는 2008 미스 크로아티아 스포츠에 선발되는 등 각종 화보를 촬영한 경력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