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메이저리그 정규 시즌 종료가 임박한 가운데 45년만에 타격 3관왕 탄생이 화제에 오르고 있습니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1루수 미겔 카브레라(29)가 주인공입니다.

카브레라는 10월 1일(이하 현지시각) 현재 타율은 3할2푼9리로 1위에 올라 2위 마이크 트라우트(LAA)의 3할2푼3리에 비해 6리나 앞서 수위타자는 거의 확보했습니다. 타점 역시 카브레라는 137점을 기록해 2위 조시 해밀턴(텍사스)의 127점보다 10점을 앞서 확정적입니다.

홈런은 카브레라가 나흘전까지 42개로 1위 조시 해밀턴의 43개에 비해 1개 차이를 보이며 애를 태우다가 9월 29일 미네소타전에서, 그리고 1일 캔자스시티전에서 홈런을 터뜨려 해밀턴을 한개 차이로 앞서며 3관왕을 눈앞에 두었습니다.

메이저리그 페넌트레이스 경기는 각 팀이 두경기씩 남겨 놓아 카브레라의 트리플크라운이 확정적입니다.
종전 메이저리그 트리플 크라운은 1967년 칼 야스트르젬스키(보스턴 레드삭스)가 마지막입니다.

베네수엘라 출신으로 2003년 6월 플로리다 마린스에서 데뷔한 우타자 카브레라는 2004년에 홈런 33개를 날리고 2008년의 28개를 빼고는 매년 30개 이상 아치를 그렸는데 올해는 처음으로 40개를 넘기는 홈런을 날리고 있습니다. 이제까지 통산 타율이 3할1푼8리, 319 홈런, 1,117 타점을 기록하고 있는 강타자입니다. 디트로이트와 2015년까지 6년간 1억2,6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습니다.

눈부시게 발전해 타격 3관왕까지 노리는 요즘의 카브레라를 보니 3년 전 제2회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그를 꽁꽁 묶어놓은 윤석민(26. KIA 타이거즈)이 생각납니다. 당시 한국 대표팀은 준결승전에서 베네수엘라를 만났습니다.

그 경기를 보도한 미국 언론의 기사 내용을 간추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베네수엘라는 22명의 메이저 선수로 꽉 차있었고 한국은 단 한 명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징 올림픽 우승국인 한국이 WBC 결승에 안착했다.

다저스 스타디움에서 메어지리그의 총재인 버드 셀릭을 포함 관중 4만 3,378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추신수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외야수가 3점 홈런을 날려 1회 5점으로 기선을 잡았으며 윤석민은 6⅓이닝 동안 2점만을 허용, 실수가 많은 베네수엘라를 10-2로 대파하는 데 크게 공헌했다.

지난 해 방어율 2.33으로 한국 KIA 타이거즈에 14승 5패를 안겨준 윤석민은 볼넷 하나, 삼진 넷에 산발 7안타를 허용했다. 그는 WBC에 네 번 등판해 16이닝에서 볼넷 하나와 삼진 13개, 피안타 13개에 2점을 허용했다.

김태균은 2회에 카를로스 실바를 상대로 한국에 2점 홈런을 보탰다. 미겔 카브레라, 마글리오 오르도녜스, 보비 아브레우, 호세 로페스, 카를로스 기옌, 멜빈 모라 그리고 라몬 에르난데스가 이끈 베네수엘라 팀은 미국전 두 번을 포함 5경기를 이기면서 7경기에서 홈런 12개, 36개의 장타를 날려 상대를 30-11로 제압했다. 이는 1회 초에 기선을 제압한 한국팀과 윤석민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었다’.

한국은 장단 10안타(2홈런)를 터뜨렸고 사사구도 9개(8볼넷, 1몸에 맞는 볼)를 얻었습니다. 루이스 소호 베네수엘라 감독이 야심차게 내놨던 선발 실바는 1⅓이닝 동안 6피안타(2홈런) 7실점하면서 고개를 떨궜습니다.

선발로 나선 윤석민은 6⅓이닝 동안 7피안타(1홈런) 4탈삼진 1볼넷으로 더할 나위 없는 쾌투를 보여줬습니다. 땅볼만 무려 11개를 이끌어내는 등 윤석민의 낮게 깔리며 좌우를 찌르는 유인구에 베네수엘라 타자들은 속절없이 물러났습니다.

윤석민에 이어 한국은 정대현(⅓이닝, 1피안타, 1탈삼진)-류현진(⅓이닝, 무안타)-정현욱(1⅓이닝, 1피안타, 3탈삼진)-임창용(⅔이닝, 무안타)이 나와 베네수엘라 타선을 봉쇄했습니다.’

현지에 취재를 갔던 필자는 당시 경기 후 인터뷰에서 "박경완 선배의 리드대로 던졌다"고 말한 윤석민의 담담한 표정이 기억에 납니다.

예리한 제구력을 바탕으로 몸쪽공, 바깥쪽으로 흐르는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승부구를 변화구 위주로 꽂는 다양한 구질과 제구력이 돋보였습니다.

특히 1회말 2사 2루 실점 위기에서 4번타자 카브레라가 타석에 들어서자 윤석민은 박경완의 요구대로 초구를 한가운데 직구로 넣고 네 번 연속 바깥쪽과 안쪽을 차례로 찌르고 마지막 6구째를 스트라이크존 바깥으로 크게 휘어지는 슬라이더로 첫 삼진을 잡아냈습니다.

이날 카브레라는 윤석민에게 삼진과 좌익수 플라이아웃, 3루 땅볼아웃을 당하고 정현욱한테도 3루땅볼 아웃으로 물러나 4타수 무안타였습니다. 카브레라는 디트로이트에서 2008 시즌에 타율 2할9푼2리, 37홈런, 127타점을 기록했고 2009년엔 3할2푼4리, 34홈런, 103타점을 올려 명성을 날렸습니다.

윤석민(26)이 내년이나 3년 후 메이저리그에 갔을 때 카브레라를 다시 만나면 어떤 대결을 펼칠지 흥미롭습니다.

OSEN 편집인 chunip@osen.co.kr